2075장
소만리와 강자풍은 무장한 사람들이 강자풍을 에워싸는 것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덩치가 크고 특수 장비를 착용한 남자들이 고승겸을 겹겹이 에워싸고 있었다.
고승겸은 그 사람들을 알고 있는 듯 크게 놀라지도 않고 냉소적으로 웃기까지 했다.
“여기까지 찾아오다니.”
그가 경멸하듯 눈을 들어 저항하려고 할 때 무장한 사람들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이 여길 찾아온 것이 아니라 당신이 여기 있다고 내가 알려준 거야.”
말소리가 끝나자 고승겸의 눈에 남연풍의 모습이 들어왔다.
남연풍은 휠체어를 탄 채 고승겸을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하지만 남연풍은 소만리와 강자풍의 모습도 보았다. 그들이 여기에 온 것은 그녀가 예상하지 못한 의외였다.
남연풍은 소만리가 여기에 있을 줄은 몰랐다.
그리고 남연풍은 사실 강자풍이라는 사람은 본 적이 없지만 기여온이 F국에서 의지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들어 알고 있었다.
점점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남연풍을 보며 고승겸의 눈에는 자조하듯 허탈한 빛이 가득 밀려왔다.
“정말 당신이 저 사람들한테 내가 여기 있다고 말했어?”
고승겸은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했고 남연풍은 그런 고승겸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고 침착하고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하지. 내가 알려주지 않았으면 저 사람들이 어떻게 산비아에서 여기까지 추적해 올 수 있었겠어?”
남연풍의 대답에 고승겸은 소리 내어 웃다가 눈을 감았다.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을 때 고승겸은 어둠을 가득 실은 사냥개의 눈빛으로 무섭게 남연풍을 노려보았다.
“당신은 내가 정말 싫은 모양이군. 내가 죽길 바라는 거지?”
고승겸은 담담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남연풍을 향해 물었다.
남연풍은 오랫동안 자신이 사랑해온 남자의 얼굴을 냉랭하게 바라보다가 끝내 눈앞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지금 되돌아와도 늦지 않아.”
“되돌아와?”
고승겸이 허망한 듯 가볍게 웃으며 남연풍의 말을 반복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점점 더 광기 어린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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