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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8장

”당신 혼자 짐 세 개나 들 수 있어? 나 하나 줘.” 소만리는 별다른 생각 없이 한 손에는 검은색 상자를 다른 한 손에는 캐리어를 들었다. “여온아, 엄마한테 와. 엄마 아빠랑 같이 방으로 올라가자.” 기여온은 소만리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고 이반이 떠난 쪽을 한참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소만리의 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소만리와 기모진은 기여온이 지금 어떤 심정인지 알 수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자코 곁을 지킬 뿐이었다. 호텔로 돌아온 소만리는 검은색 상자를 침대 위에 놓고 기여온을 불렀다. “여온아, 이건 강자풍 오빠가 준 선물이야. 안에 뭐가 들었는지 좀 봐.” 기여온은 크고 예쁜 눈을 반짝이며 작은 손을 뻗어 리본을 풀었고 소만리도 옆에서 기여온을 도와주었다. 상자가 열리자 소만리는 자신의 눈에 반짝이는 빛이 스쳐가는 것을 느꼈다. 자세히 보니 그 안에는 큐빅이 가득 박힌 눈부시게 빛나는 왕관이 있었다. 기여온은 말을 할 줄 몰랐지만 소만리는 아이의 맑은 눈동자에서 놀라움과 호기심을 보았다. 어린 기여온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어린아이의 눈에도 이런 예쁜 장식이 달린 왕관은 달라 보였다. 이렇게 투명하게 빛나는 크리스탈 왕관은 맞춤 제작이 아니고서는 볼 수 없는 것이었다. “강자풍이 왜 이런 귀한 물건을 여온이한테 보낸 거지?” 기모진이 다가오며 말했다. 영롱한 빛을 내는 크리스탈은 한눈에 봐도 진품임을 알 수 있었다. 소만리는 보석 디자이너로서 이 크리스탈 왕관의 가치를 더 잘 알아볼 수 있었다. 소만리는 기모진의 의혹에는 달리 대답하지 않고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기여온에게 다가갔다. “여온아, 마음에 들어?” 기여온이 고개를 끄덕이며 귀여운 볼살 속에 움푹 패인 보조개를 띄웠다. “어린아이에게 이런 선물은 너무 과분해. 가서 강자풍에게 돌려주자.” 기모진이 말했고 소만리도 같은 생각이었다. “아마도 강자풍은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처럼 여온이가 건강하고 걱정 없는 공주로 자랐으면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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