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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4장

자신을 향해 조금씩 다가오는 기여온의 작은 몸짓을 보며 강자풍의 입가에 숨길 수 없는 환한 미소가 그려졌다. 기여온이 그에게 가까이 달려오자 강자풍은 쭈그리고 앉아 기여온의 작은 손을 부드럽게 잡아당겼다. “여온아, 네가 무사하면 그걸로 됐어.” 그는 말없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기여온이 무사한 것을 보자 그제야 요 며칠 동안 그를 괴롭혔던 근심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다만 소만리와 기모진이 기여온을 집으로 데려간다는 생각에 그의 마음이 다시 한없이 가라앉았다. 기여온은 강자풍이 며칠 동안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그에게 다가가 두 손을 들어 가볍게 안겼다. 강자풍은 기여온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의 눈에는 기여온에 대한 걱정과 애정으로 가득 찼다. 기모진은 두 사람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심란해졌다. 질투심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한 묘한 마음이었다. 물론 아빠로서 언젠가 자신의 딸이 다른 남자의 손을 잡고 떠날 거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씁쓸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의 귀염둥이 딸도 크면 누군가를 만나서 언젠가 가정을 꾸리게 되겠지만 그 누군가가 강자풍은 설마 아니겠지? 마음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기모진은 문득 정신을 차렸고 기여온을 바라보는 강자풍의 눈빛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러나 실상은 그리 복잡할 것도 없는 순수한 모습이었다. 마치 큰 오빠가 여동생을 사랑하고 보살피는 것처럼 평범하게 보였다. 강자풍은 기여온을 잠시 안은 후 아쉬운 듯 손을 풀었다. “여온아, 엄마 아빠한테 가자.” 강자풍은 온화한 목소리로 말하며 기여온의 손을 잡고 기모진과 소만리가 앉아 있는 곳으로 갔다. 그는 자연스럽게 기여온을 안고 자신의 옆에 앉혔고 기여온 역시 강자풍 옆에 편안하게 앉아 이따금 고개를 들어 강자풍을 바라보며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 이 모습은 소만리와 기모진의 눈에 너무나 또렷이 각인되었다. “어떻게 고승겸한테서 여온이를 데려오게 됐어?” 강자풍은 호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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