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장
역시 그건 나만의 착각이 아니었어. 소만리가 나한테 마음이 쓰이는 것 같았어.
비록 그녀의 생각은 고승겸에 의해 통제된 상태였지만 그녀의 잠재의식 속에 나는 여전히 그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남아 있는 거야.
소만리는 궁전의 복도를 지나 2층 테라스에서 아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많은 하객들 속에서도 그녀는 한눈에 기모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는 비교적 구석진 자리에 혼자 앉아 있었다.
아니, 혼자가 아니라 그 시중이 기모진 옆에 딱 붙어 서 있었다.
소만리는 조용히 기모진을 바라보았다. 그의 잘생긴 얼굴에 온화한 웃음이 감돌고 있는 것이 보였다.
마치 시중과 즐거운 대화라도 나누고 있는 것 같았다.
소만리는 눈썹을 일그러뜨리며 뒤돌아가려고 했는데 뒤에서 갑자기 희롱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예쁜 사촌 형수님.”
소만리는 발걸음을 가볍게 내디뎠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고승근은 양손을 바지 주머니에 꽂은 채 세상이 발아래에 있는 듯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지난번 캐주얼한 차림이었던 그에 비해 오늘 고승근은 아주 제대로 격식을 차린 복장을 하고 있었다.
빳빳하게 다림질한 블랙 셔츠에 블랙 슈트를 매치해 세련되고 당당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고승근 씨.”
소만리가 입꼬리를 살짝 말아올리며 인사했다.
“사촌 형수님, 서먹서먹하게 대하지 마시고 이제 우리도 곧 가족이 되는데 승근이라고 불러주세요.”
고승근은 경망스러운 말투로 지금 눈앞에 있는 소만리를 바라보았다.
잠시 소만리를 빤히 바라보던 고승근은 입에 발린 찬사를 늘어놓았다.
“여자들이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을 많이 봤지만 사촌 형수님만큼 아름답지는 않았어요.”
소만리는 이런 칭찬은 많이 들어서 아무런 감흥도 없이 대꾸했다.
“고마워요.”
소만리는 고승근과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아서 몸을 돌렸는데 고승근이 그녀를 불렀다.
“미래의 사촌 형수님, 잠시 얘기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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