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장
”겸 도련님, 고맙습니다. 겸 도련님 정말 고맙습니다!’
시중은 연신 고맙다는 말을 했으나 이내 근심이 되살아났다.
“그런데 겸 도련님, 얼마 전에 아가씨가 말씀하시길 기모진이 이미 결혼한 몸이라던데 그게 사실인가요?”
고승겸은 이 말을 듣고 눈빛이 묘하게 달라졌다.
“소만리가 언제 너한테 그런 말을 했어?”
“얼마 안 되었어요.”
시중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아가씨도 제가 기 선생님을 좋아한다는 것을 눈치챈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에게 기 선생님이 아내가 있다고 말해 주었고요.”
그 말을 들은 고승겸의 얼굴빛이 차분하게 가라앉았지만 이내 그의 얼굴에 음흉한 미소가 번졌다.
“맞아. 기모진은 결혼했어. 그렇지만 그와 그의 부인은 이미 헤어졌으니 너한테도 기회가 있는 셈이지.”
“정말요!”
시중은 이 말을 듣고 몹시 흥분하기 시작했고 자신이 추태를 부린 것 같은 느낌에 이내 얼른 고개를 숙이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승겸은 시큰둥한 얼굴로 시중을 힐끔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
“이 일은 내가 널 대신해 주도적으로 추진해 볼 테니 넌 내 말만 잘 믿고 따라와, 알겠어?”
시중은 기쁘기 그지없었다. 어떻게 고승겸의 제안을 마다하겠는가.
“겸 도련님, 걱정 마세요. 꼭 잘 따를게요! 기 선생님과 제가 함께 할 수만 있다면 뭐든 다 할 수 있어요!”
허.
고승겸은 속으로 차갑게 비웃었다.
이 시중은 기모진에게 굉장히 빠져들어 있었다.
하긴, 기모진이 누구였던가.
경도 제일의 태자 나리에 얼굴은 조각처럼 빚어진 데다 여자를 미치게 하는 매력까지 지니고 있으니 어찌 이런 여자가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제 이 시중은 기모진에게 복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고승겸의 도구가 될 것이다.
침실.
소만리는 조용히 침대에 누워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달빛에 은은히 빛나는 수정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왼손을 들어 텅 빈 손가락을 바라보며 빙긋이 웃다가 눈을 감고 이내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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