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장
”난 이미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어. 당신을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을 거야.”
고승겸이 약속하듯 말했다.
남연풍은 그의 말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휠체어를 돌려 침대 쪽으로 갔다.
“그래, 고 선생. 잘 들었어. 그러니 이제 돌아가도 돼. 나도 잘 준비해야 해.”
남연풍의 시큰둥한 말에 고승겸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내가 한 말을 믿기 힘들고 남사택과 초요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도 알아. 그렇지만 당신과 나의 관계는 그 누구도 바꿀 수 없어.”
고승겸의 한마디 한마디가 유난히 쩌렁쩌렁 울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남연풍은 그의 말을 들은 체 만 체하고 더더욱 무관심했다.
고승겸은 더 이상 스스로 거북함을 자초하고 싶지 않아서 곧바로 남연풍의 방을 나갔다.
그는 방을 나서자마자 시중을 불러 남연풍의 잠자리를 봐 주라고 일렀다.
사실 그는 그녀를 안고 침대에 눕혀 주고 싶었지만 남연풍이 지금 자신에게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더 이상 그녀에게 다가가는 것은 그녀에게 위화감과 거부만만 더 안겨줄 뿐이라고 생각했다.
고승겸은 돌아서서 다시 기모진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시중은 방금 끓인 죽을 가지고 와서 기모진에게 가져가려고 하다가 마침 고승겸이 오는 것을 보았다.
고승겸을 향한 그녀의 태도는 소만리를 대할 때와는 달리 거만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마치 사자 앞에 전전긍긍하는 사슴처럼 조심스러웠다.
그녀는 천천히 죽 그릇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방 문 앞으로 물러나 있었다.
기모진은 침대에 기대어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는 고승겸의 얼굴을 보기 싫었고 아무 얘기도 하고 싶지 않았다.
고승겸은 자신을 완전히 무시하는 기모진을 불만스럽게 바라보았다.
“내일 소만리와 함게 산비아 왕궁에서 결혼식을 올릴 거야. 그렇지만 걱정하지 마. 내가 반드시 당신을 결혼식장에 앉혀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인이 모든 사람들 앞에서 나와 부부가 되는 모습을 똑똑히 보게 할 거니까.”
“거 참 기대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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