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장
”그런 거야.”
고승겸은 단호하게 말했지만 눈빛만은 부드러웠다.
“연풍, 당신은 아무것도 신경 쓸 필요 없어. 당신은 치료만 잘 하면 돼. 걱정하지 마. 돈이 얼마나 들든 마음에 두지 마. 내가 당신 다친 거 다 고쳐줄 거야. 내가 당신을 다시 일으켜줄 거라고.”
고승겸은 결연하게 다짐하며 일어나 남연풍의 뒤로 다가가 휠체어를 천천히 밀었다.
남연풍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
그녀는 지금의 고승겸이 마치 무언가에 최면이라도 걸린 사람처럼 복수만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고승겸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남연풍의 휠체어를 밀고 갔다.
고승겸이 밀어준 휠체어를 타고 자신의 방으로 옮겨진 남연풍은 시종일관 마음을 놓지 못했다.
아무래도 고승겸의 행동이 수상했다.
그녀는 소만리가 지금 분명 고승겸에 의해 깊은 최면에 걸렸다고 확신했지만 깊은 최면에 걸린 소만리가 도대체 어떤 상태인지는 알지 못했다.
남연풍이 방문을 나서려는데 시중이 그녀를 막았다.
고승겸이 당분간은 아무데도 못 나가게 했다고 시중은 털어놓았다.
결국 남연풍은 아무 데도 갈 수 없었다.
고승겸이 이런 지시를 내린 것에는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로부터 이틀 후 남연풍도 뭔가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밖이 매우 떠들썩했고 많은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것 같았다.
남연풍은 때때로 누군가의 웃음소리도 들었다.
의아해하던 남연풍이 시중에게 물었고 시중은 그제야 대답해 주었다.
“겸 도련님 곧 결혼하실 거예요.”
결혼?!
남연풍은 이 말을 듣고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미동도 하지 못했다.
“딸깍.”
이때 방 문이 갑자기 열렸다. 여지경이 들어와 시중을 밖으로 내보낸 후 남연풍의 곁으로 다가왔다.
여지경은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남연풍을 바라보며 남연풍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승겸이가 곧 소만리와 결혼하게 될 거야. 그냥 형식적인 거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여지경은 말은 위로처럼 들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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