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장 드디어 마음을 열었어
이가인도 이제는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몇 번의 헛된 꿈을 꾸고 몇 번의 실수를 하길 마련이지.
하지만 꿈과 현실을 구분 못 해서는 안 된다.
그녀와 정승진의 관계는 같은 병동의 동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 외의 어떤 감정도 그녀가 품은 망상일 뿐이었다.
이가인은 전민우와의 식사 한 번으로 이미 서로의 가정 환경과 직업까지 다 이야기해 버렸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전민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저 마지막 연애가 3년 전이에요. 그동안 계속 일만 해서 주변에 남자들이 더 많아요. 여자랑 어떻게 대화해야 할지 가끔 까먹을 정도로요. 만약 제가 무슨 말로 기분 나쁘게 했다면 바로 알려주세요.”
두 사람은 고기를 구워 먹었다. 전민우는 고기가 익을 때마다 집게로 이가인의 접시에 올려줬다.
이가인이 말했다.
“고마워요. 바쁘게 고기만 굽지 말고 본인 것도 드세요.”
“외할머니가 자꾸 저한테 전화해서요. 위층 사는 아가씨가 오진에서 돌아왔는데 예쁘고 예의 바르고 성격까지 좋다고 하시면서 빨리 만나보라고 하더라고요. 혹시라도 다른 사람이 먼저 차지할까 봐 두렵나 봐요.”
이가인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제가 어릴 때부터 할머니 눈썰미가 좋다고 생각했어요. 옛날에 동네에 떠돌이 개 한 마리가 있었는데 털이 다 엉켜서 더럽고 꼬질꼬질했거든요. 그런데 할머니만 그 개를 보고 ‘이 개는 씻기면 분명 예쁠 거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거 혹시 가인 씨 집에서 키웠던 그 강아지 맞아요?”
“어떻게 아셨어요?”
“외할머니가 말씀하셨어요. 어머님이 그 개를 데려가 씻겨주고 나서야 다들 그 개가 귀엽다고 했다고요.”
“우리 어머니는 할머니가 매일 강아지한테 ‘예쁘다, 예쁘다’ 하도 칭찬하니까 그 말에 홀려서 데려왔다고 하시더라고요.”
전민우가 웃으며 맞장구쳤다.
“우리 할머니는 입만 열었고 어머님이 진짜 착하신 거네요.”
서로 십여 년을 같은 건물에서 지냈기에 전에 얼굴은 몰랐어도 대화가 끊이질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전민우가 말했다.
“시간 괜찮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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