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장 염혜원에게 겁을 주다
“왜 여기 온 거야?”
정승진이 염혜원에게 물은 게 아니라 염혜원이 정승진에게 물은 것이었다.
정승진은 피곤했기에 짧게 대답했다.
“가.”
염혜원이 말했다.
“나랑 같이 가.”
정승진은 아주 나직하게 말했다.
“나한테서 떨어져. 난 가인이가 오해하는 걸 원하지 않아.”
염혜원은 미간을 찡그렸다.
“날 언제까지 힘들게 할 셈이야?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이제 그만...”
말을 마치기도 전에 정승진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녀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
염혜원은 비틀거렸다. 정승진은 보폭이 크고 걸음이 빨랐는데 그녀를 전혀 고려해 주지 않았다.
병실 안, 얕은 잠에 빠진 이가인은 잠결에 여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꿈에서도 마침 염혜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꿈에서 염혜원과 이가인은 화해했고 세 사람은 같은 병원에서 일했다. 어느 날 염혜원이 정형외과로 찾아왔고 마침 이가인과 정승진이 일 얘기를 하는 걸 보았다.
염혜원은 사람들 앞에서 말했다.
“부끄럽지도 않아요? 승진 씨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연을 완전히 끊지 않고 동료로 남은 건데 일부러 거리를 두지도 않고 이렇게 가까이 있는 건 좀 선을 넘는 거 아닌가요? 설마 승진 씨가 정말로 미안함 때문에 당신과 결혼할 거로 생각한 건 아니죠?”
꿈속에서 정승진은 염혜원에게 그만 얘기하라는 듯 막으면서 설명했다.
“나랑 가인이는 일 얘기를 한 것뿐이야. 그런데도 질투하는 거야?”
정승진의 태도를 보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는 듯이 굴었다.
이가인은 자신이 소리에 깼는지 아니면 놀라서 깬 건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잠깐 넋을 놓고 있던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신발을 신고 병실을 나섰다. 복도의 전등은 몇 미터에 한 번씩 켜졌다. 이가인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긴 복도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그녀가 잘못 들은 게 확실했다.
정승진은 병원의 안전 통로로 염혜원을 데려갔고 문을 닫는 순간 손을 놨다.
염혜원은 정승진이 화를 내는 건 본 적 있어도 그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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