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장 가까이 해봤자 좋을 것 없어
정승진은 이가인이 정말로 섹파라도 만들까 봐 걱정됐다. 사실 그냥 걱정되는 정도가 아니라 매우 두려웠다.
그래도 이가인이 현재 병원에 있고 자리를 비우긴 힘들었기에 정승진은 잠깐 병원을 나섰다.
그러나 뜻밖에도 이렇게 빨리 이가인을 노리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엘리베이터를 등지고 있던 지호영은 뜻밖이라는 듯 말했다.
“솔로라고?”
“이상해요?”
지호영이 웃었다.
“아니, 너라면 인기가 많을 텐데 왜 아직 남자 친구가 없는 거야? 눈이 너무 높아서 그래?”
이가인은 장난인 듯 진지한 듯 말했다.
“눈이 너무 낮아서 탈이죠.”
지호영이 말했다.
“무슨 뜻이야?”
“별 뜻 아니에요. 그동안 좋은 남자들은 못 만나고 다른 사람들이 버린 남자들만 만났거든요.”
정승진은 꽤 가까이 있었다. 그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이가인이 그를 비꼬았기 때문이 아니라 지호영의 은근한 수작질 때문이었다.
지호영이 말했다.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되지. 우리처럼 연애도 못 해본 사람은 어쩌라고?”
이가인은 곁눈질로 정승진이 가까이 오는 걸 보았다. 정승진은 키가 크고 다리가 길었고, 갑자기 두 사람 곁에 서니 지호영은 고개를 돌려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승진은 지호영을 바라보지 않고 이가인을 빤히 바라보았다.
“동생은 깨어났어?”
이가인은 덤덤하게 말했다.
“여긴 어쩐 일이야?”
정승진이 말했다.
“네 동생을 보러 왔어. 시험 끝난 뒤에 다 같이 밥 먹으려고 했잖아.”
정승진이 억지를 부리자 이가인도 대충 대답했다.
“내가 헤어진 거 알아.”
정승진은 안색 하나 바뀌지 않았다.
“그래. 네가 헤어졌다고 하면 헤어진 거지.”
이가인은 순간 심장이 쿡쿡 쑤셨다.
정승진은 아주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 난 지금부터 널 짝사랑할게.”
이가인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머리가 지끈거렸다.
눈이 달린 사람이라면 이가인과 정승진의 충분히 관계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호영은 자리를 피하지도 않고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물었다.
“가인이는 요즘 많이 피곤했을 거예요. 볼일 있으면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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