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장 또 한 번의 상처
염혜원을 본 순간 이가인은 짜증 대신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내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반대로 이가인을 바라보는 염혜원의 눈빛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
“전 가인 씨에게 사과하러 온 거예요. 미안해요. 난 단 한 번도 나와 승진 씨의 관계를 가인 씨에게 알릴 생각이 없었어요...”
이가인은 본능적으로 그녀의 말허리를 찾았다.
“굳이 절 찾아오지 않으셔도 돼요. 저한테 그런 얘기를 할 필요도 없고요.”
염혜원이 말했다.
“지금 굉장히 화가난 거 알아요. 미안해요. 전부 제 탓이에요. 탓하려면 절 탓하세요. 승진 씨는 정말로 가인 씨를 해칠 생각이 없었어요. 가인 씨에게 알릴 생각도 없었고요.”
정승진이 한 말은 이가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리고 염혜원이 한 말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격이었다.
그러니까 둘 다 알고 있으면서 오직 그녀만 몰랐다는 것 아닌가?
이가인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혜원 씨랑 승진이 일에는 관심 없어요. 승진이와의 일은 제가 알아서 잘 처리할게요. 그리고 전 혜원 씨랑 친하지 않아요.”
이가인은 무표정한 얼굴이면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사실 그녀는 염혜원을 향한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푸른 눈동자에는 미안함 말고도 애절함이 보였다. 염혜원이 말했다.
“미안해요. 저 때문에 승진 씨가 그런 극단적인 방식을 선택한 거예요. 하지만 믿어주세요. 승진 씨는 단지 절 화나게 할 생각이었을 뿐이지 가인 씨에게 상처를 주려던 건 아니었으니까요. 오늘 승진 씨가 유리안에서 했던 말도 가인 씨를 폄하하는 말이 아니에요.”
염혜원의 말이 길어질수록 이가인은 더욱 화가 났다.
게임 속 주인공들이 NPC에게 사과를 하다니.
이가인은 억지로 참았다.
“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
염혜원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말했다.
“어렵겠지만 승진 씨를 탓하지는 말아주세요. 만약 불만을 토로하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제가 먼저 스스로의 감정에 휘둘려서 잘못을 저지른 거라고 해주세요... 절 탓해주세요. 승진 씨에게는 상처 주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