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장 염혜원 씨를 용서한다면 나도 용서할게
이가인은 천재가 아니었고 뒷배도 없었다. 그녀가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전부 노력 덕분이었고 그동안 짐짓 점잖은 척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일에 있어서 빈틈이 없었고 사생활도 매우 조심스러웠다. 심지어 성격도 온화하고 무해한 척했다.
보통 사람들이 생존 법칙을 일찍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은 소리 죽여 조용히 살아야만 평안할 수 있었다.
만약 당시 고현우와 되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싸웠더라면 잘리는 게 누가 됐을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가인이 체면을 잃는 건 당연지사였다.
그런데 또다시 비슷한 일이 반복되었다. 이가인이 제일 처음 떠올린 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일을 크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정승진이 미친 소리를 읊어대자 이가인은 바로 안색이 달라지며 엄청난 힘으로 그의 손을 뿌리쳤다.
“넌 혜임 병원에 놀러 온 거잖아. 그러다 아무나 선택해서 너랑 염혜원 사이의 연애 게임의 NPC로 삼은 거고. 이제 게임은 끝났고 넌 이겼어. 그런데 이젠 그 NPC를 수상대까지 떠밀어서 함께 승리의 희열을 느끼고 싶은 거야?”
“정승진, 네가 뭔데 날 이렇게 욕보이는 거야? 예전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네 장난에 어울려준 것뿐이야. 이젠 모든 걸 다 알게 됐는데도 아직도 날 가지고 놀려고? 이 세상에 남자가 너 하나뿐인 줄 알아? 난 웃음거리가 되더라도 너랑 함께 있어야 하는 거야?”
정승진은 섹파 찾는 걸 방해하지 말라던 이가인의 말에 화가 났었는데 이번에 이가인은 세상에 남자는 많다고 확실히 얘기했다.
정승진은 안색이 달라졌다.
“네가 화내는 거 이해해. 나한테 화풀이를 해도 괜찮아. 네 마음이 풀린다면 나한테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어. 하지만 마음에도 없는 말은 하지 마.”
이가인은 순간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다.
“그러는 넌 왜 염혜원 씨를 용서하지 않는 건데? 아직도 염혜원 씨에게 화가 나 있어서?”
정승진은 입을 열지 못했다.
이가인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네가 염혜원 씨를 용서하면 나도 널 용서할게.”
정승진은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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