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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장 기회를 줘

이가인은 애초부터 정승진과 연애할 생각 같은 건 아주 조금도 없었다. 하지만 고현우가 이러니 괜히 심기가 뒤틀려 그가 오해하고 있는 것들을 굳이 정정해주고 싶지 않았다. “너 뭐 정 교수님한테 안 좋은 감정 있어? 그런 거면 정 교수님과 둘이서 해결해. 나한테 와서 이러지 말고.” “너 정승진 좋아해?”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이제 넌 안 좋아한다는 거야.” 고현우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나 정말 강수진과 아무 사이도 아니야.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내 말을 믿어줄래?” 만약 이가인이 여기서 조금만 더 이성을 잃었으면 아마 그날 그와 강수진 사이의 대화를 그대로 읊어버렸을 것이다. 이가인이 고현우에게 그 얘기를 하지 않으려는 건 그 말을 내뱉는 순간 모욕적인 감정이 몸을 지배할 것이라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아도취가 심한 고현우라면 그 말을 듣고 그녀가 한 말이 결국은 단지 화가 나서 홧김에 한 말이라고 생각할 게 뻔했다. 이가인은 그런 더러운 기분에 지배당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고현우가 그런 착각을 하는 것도 싫었다. “아무것도 하지 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네가 그래도 양심은 있는 인간이었다고 생각해줄게.” “네가 지금 오해하는 거, 내가 반드시 풀어줄 거야.” 고현우는 그녀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는 건지 자기 할 말만 해댔다. 이에 이가인은 답이 없다는 생각에 이만 문을 닫으려고 했다. 그때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과일 배달원이 그녀의 집 앞에 도착했다. 고현우는 배달원으로부터 과일을 건네받은 후 다시 그걸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문 이중으로 잠그고 일찍 자.” 이가인은 문을 닫은 다음 손에 들린 과일을 바라보았다. 고현우의 손의 닿은 이 과일을 버릴까 말까 진지하게 고민하는 얼굴이었다. ... 저녁 11시 50분. 이가인은 뻐근한 목을 이리저리 돌리며 병원으로 출근했다. 이틀이라는 휴식일이 있었는데도 기력이 충전되기는커녕 어쩐지 출근했을 때보다 더 피곤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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