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장 지금 누구한테 손을 올리는 겁니까?!
이가인의 임신 사실을 듣게 된 후 정승진은 당장 휴가부터 쓰려고 했다. 그녀의 곁에 24시간 딱 달라붙어 있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이가인이 단호하게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아홉 달이나 더 남았는데 뭘 벌써 휴가를 써. 그리고 나는 집에만 있을 생각 없어. 할 수 있는 데까지 계속 출근할 거야.”
“그럼 불편하거나 몸에 반응이 오면 꼭 나한테 얘기해.”
“배 나오기 전까지는 괜찮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막달 전까지 일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뭐. 그리고 혹시 해서 말하는데 병원 사람들한테는 아직 얘기하지 마. 간호사들은 항상 일손이 부족해서 누군가를 챙길 겨를이 없단 말이야.”
만약 이가인이 이 얘기를 하지 않았으면 정승진은 아마 임신인 걸 알게 된 그다음 날 바로 병원 전체에 그녀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렸을 것이다.
원래 아이가 자리를 완전히 잡을 때까지는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것이 좋다고는 하나 이가인은 임신한 지 3개월이 다 되도록 친하게 지내던 동료들에게조차 언질 한번 주지 않았고 검진도 철저하게 다른 병원에서 받으며 그렇게 5개월이 다 될 때까지 줄곧 사람들에게 비밀로 했다.
보통 5개월쯤 되면 곁에서 눈치챌 만도 하지만 이가인의 경우 다른 산모들과 달리 배가 티 나게 불러오지 않아 단 한 명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게 비밀을 유지하던 어느 날, 이가인이 병실에서 환자 상태를 체크할 때 갑자기 밖에서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곧바로 싸우는 듯한 소리도 들려왔다.
이에 이가인이 얼른 병실 문을 열고 나가보자 복도 끝쪽에서 정승진이 5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남성을 말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남성은 맨발인 채로 버둥대며 병실 안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내가 너 오늘 안 죽이면 개다, 개!”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에 간호스테이션에 있던 간호사들은 전부 다 얼어붙어 감히 말리지 못했고 소란을 듣고 나온 다른 병실의 사람들 역시 그 누구 한 명 말리려 하지 않았다.
오직 정승진만이 남자의 가슴팍을 밀어내며 말릴 뿐이었다.
“계속 이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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