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장 내가 제일 먼저 축하해 준 거야
이가인은 원래 휴가 마지막 날인 내일, 주연진과 둘이서 식사를 할 생각이었다. 내일은 다름 아닌 그녀의 생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모를 챙기느라 많이 바쁜 것인지 주연진은 생일 전날인데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오늘도 역시 일찍이 집을 나섰다.
이가인은 이에 요즘 정신이 없으면 까먹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굳이 내일이 바로 자신의 생일이라는 것을 상기해주지는 않았다.
게다가 서운함을 느낄 틈도 없이 누군가가 늘 곁에 있어 주고 있으니까.
정승진은 이른 아침부터 주연진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해서 이가인의 곁에 붙어있었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면 하루에 두 번은 기본이었고 가끔은 그것도 모자라 주연진이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야식’ 먹으러 오라면서 다시 이가인을 꾀어냈다.
이가인은 시도 때도 없는 성관계에 처음에는 정승진의 건강을 걱정했지만 그 걱정은 하루도 채 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체력으로 힘들어하는 건 오히려 그녀 쪽이었으니까.
덕분에 그녀는 요즘 베개만 머리에 닿으면 바로 잠이 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주연진은 저녁 10시가 다 되고서야 돌아왔고 이가인은 간단하게 잘 자라는 인사를 건넨 후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누운 그녀는 바로 자는 것이 아닌 정승진과 한참이나 통화를 했다. 매일매일 16시간 가까이 붙어있으면서도 정승진은 여전히 그녀에게 해줄 말이 많았다.
이가인은 많이 피곤했는지 눈을 스르르 감으며 자기 위한 준비를 했다.
하지만 자려 한다는 것을 기가 막히게 눈치챈 정승진은 안된다며 자지 말라고 했다.
“눈 떠. 자지 마.”
“나 내일모레 다시 출근이야...”
“그건 내일모레잖아. 내일 실컷 자면 되지.”
정승진은 오늘따라 끈질겼다.
“5분만 더 얘기하다 자.”
이가인은 버티려고 하다가 도저히 못 참겠는지 결국 자는 것을 택했다. 계속해서 중얼거리는 정승진의 목소리를 들으며 꿈나라로 진입하던 그녀는 어느 순간 갑자기 들린 ‘생일 축하해’라는 말에 눈을 번쩍 떴다.
비몽사몽한 상태로 눈을 비비적거리며 환청이 아닌지 확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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