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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장 정승진의 가족

“나한테는 솔직해도 돼요. 두 사람이 정확히 무슨 이유로 싸운 건지는 잘 모르지만 내가 내 아들을 모르겠어요? 승진이는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마냥 착하기만 한 애가 아니에요. 걔를 칭찬하는 사람들은 적당히 친하거나 아예 친하지 않은 사람들일 거예요.” 장윤주는 계속해서 아들에 관한 얘기를 늘어놓았다. “나나 애 아빠나 다 이공계 쪽으로 머리가 특화된 사람들이라 그걸 승진이가 물려받은 건지 어릴 때부터 공부하는 것에 있어서는 힘들다고 토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공부 지옥이라 불리는 의학도 새로운 도전쯤으로 여기며 아주 재미있어하더라고요. 공부 쪽으로는 타고났어요. 하지만 그 외에는 젬병이에요. 자기 딴에는 사람들한테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는 것 같은데 아직 멀었어요. 저희 눈에는 아직 내면이 덜 자란 애예요. 그리고 애초에 걔가 괜찮은 사람이었다면 가인 씨가 화를 내며 여기까지 오지 않았겠죠.” 이가인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승진이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에요! 저희가 헤어진 건 누가 나빠서가 아니라 성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서예요.” “이렇게 직접 얼굴을 마주한 건 오늘이 처음이지만 나는 그간 승진이를 통해서 가인 씨가 어떤 사람인지 대개 알고 있어요. 승진의 말을 빌리자면 얼굴이 예쁜 건 더 말할 거 없고 일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거기다 음식까지 잘한다고 하더군요. 승진이가 고집스러운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자기가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일이면 변명 없이 고개부터 숙여요. 즉, 여기까지 가인 씨를 쫓아와 용서를 빌고 있다는 건 자기가 뭘 확실히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뜻이겠죠.” “아니요. 저 그렇게 대단한 사람 아니에요. 그리고 진작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승진의 손이 그렇게 된 거... 다 저 때문에요. 제가 여기 없었으면 승진이가 따라오지도 않았을 거고 그럼 그런 일에 휘말리지도 않았겠죠. 그러니까...” 장윤주는 이가인의 죄책감 서린 말을 단호하게 잘라버렸다.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요. 승진이가 다친 게 왜 가인 씨 때문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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