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어느새 주위가 조용해졌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나를 누군가 안아 들었다.
“네 집으로 데려가? 아니면 너희 집 호텔로?”
귓가에 엄준호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강도현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집이라고 했다.
곧이어 심은영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준호야, 네가 운전해, 나도 따라갈게. 필요하면 내가 아린 씨를 돌볼게. 오늘 일은 전부 내 책임이야. 아린 씨가 깨어나면 책임질게.”
나는 여전히 그들의 대화소리가 들렸지만 정신이 흐릿해서 꿈인지 현실인지 살짝 구분이 안 됐다.
밖으로 나가자, 누군가 내 머리에 외투를 씌워줬다. 익숙한 우디향과 시트러스향 때문에 나는 바로 강도현의 외투임을 알아챘다.
나는 외투 속에서 몸을 비틀며 시원한 공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 그제야 정신이 좀 맑아지는 것 같았다. 그때,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배님.”
이경서였다.
비록 술에 취해 머리가 조금 느리게 돌아갔지만 아까 룸으로 올라갈 때 로비에서 이경서를 본 게 떠올랐다.
강도현과 이경서는 모두 해성대학교를 졸업했다. 강도현이 이경서보다 선배였기에 그를 선배님이라 부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응.”
이경서는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저희 사촌 언니가 며칠 전에 선배에 대해 얘기하시더라고요. 지난번에 식사할 때 선배님께서 계산하셨다고... 기회가 되면 다시 초대하려고 했는데 선배님께서 해외에 계신다고 들었어요. 여기서 만나게 되다니 너무 놀랍네요.”
가까운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술에 취해도 나는 그가 여전히 긴장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는 항상 강도현을 대할 때 본능적으로 긴장하는 것 같았다.
곁에서 엄준호가 웃으며 말했다.
“이씨 가문 도련님이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방금 여기저기서 사람을 찾고 있다던데, 여자 친구를 잃어버리기라도 했어?”
“그냥 후배예요. 아까 아래층에서 봤는데 아마 위층으로 올라간 것 같아요. 그럼 선배님 저 이만 가볼게요.”
얼굴에 외투가 씌워져 있다 보니 그들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 다만 강도현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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