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오지환은 순간 멈칫했다.
“그럼 그 이후에는요?”
“반달 뒤에 자리가 있어요.”
오지환은 깊은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그럼 계속 예약을 밀어주세요. 자리가 나는 대로 바로 예약 잡을 수 있게요.”
호현주는 알겠다고 답했다.
오지환이 떠난 후, 호현주가 내 손을 잡고 앉았다.
“오늘 경기 정말 잘했어요. 아린 씨 일정을 예약하려는 사람이 꽤 많아요. 아린 씨, 오른손 치료도 잘해요. 치료비는 클럽에서 부담할 테니까 걱정 말고요.”
“언니, 누가 저를 예약했나요?”
호현주는 다섯 명의 이름을 불렀고 그중에 엄준호의 이름이 있었지만 강도현은 없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크게 실망한 건 아니었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느낌에 다소 초조함이 밀려왔다.
테니스 클럽을 나서자마자 누군가가 나를 막아섰다.
나는 담담한 표정으로 오지환을 바라보며 그가 먼저 입을 떼길 기다렸다.
“어디 살아요? 집까지 데려다줄게요.”
“괜찮아요. 절 데리러 올 사람이 있거든요.”
오지환의 태도는 테니스장 안에서와는 사뭇 달랐다. 그는 벽에 기대어 담배를 한 개비 꺼내 물며 말했다.
“그럼 같이 기다려줄게요. 이렇게 예쁜 여자가 혼자 있으면 위험하잖아요.”
내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자 오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마음에 안 드는 거예요? 그럼 어떤 스타일이 좋은데요? 솔직히 말하면 난 우리가 꽤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처음 봤을 때부터 아린 씨를 내 여자친구로 만들고 싶었어요.”
나는 여전히 무표정하게 그를 바라보았고 오지환은 담배를 문 채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승부욕이 발동한 듯한 표정이었다.
“남자친구가 있어도 상관없어요. 그 사람이랑 헤어지고 나한테 오면 되거든요. 내가 정말 잘해줄게요.”
나는 휴대전화를 들어 시간을 확인한 뒤, 아무런 반응 없이 몸을 돌려 걸어 나가려 했다.
순간, 그가 내 팔목을 움켜잡았고 나는 곧바로 그를 노려보았다.
오지환은 순간 멈칫했다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렇게 쳐다보지 마요. 마치 날 유혹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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