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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오지환은 나를 보며 미소 지었다. “좋아요. 그렇다면 봐주는 일은 없을 겁니다.” 나는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한 판 승부인가요?” “삼세판으로 하죠.” 오지환이 라켓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오늘은 조금 격하게 칠 수도 있지만 평소엔 이렇지 않아요. 너무 놀라지 않길 바랍니다.”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공교롭게도 저도 그렇네요.” 경기와 내기가 걸린 탓인지 코트 주변에는 순식간에 일곱, 여덟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흥미로운 구경거리가 생겼다는 듯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청력이 좋은 게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 그들의 말이 전부 내 귀에 들어왔으니까. “오 대표 또 여자한테 작업 거는 중이네. 원래 실력 괜찮은데 일부러 못하는 척까지 하면서 말이지.” “저 여자애 엄청 말랐는데? 옷을 보니까 그냥 스파링 파트너 같은데, 요즘 이 클럽 수준 너무 떨어지는 거 아냐? 얼굴 보고 뽑는 거야 뭐야? 여긴 술집이 아니라고.”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얼굴 예쁘면 ‘땡큐’지. 경기 볼 맛이라도 나잖아.” “근데 내기에 뭘 건거야?” “손목시계랑 점심 한끼라는데? 아무래도 오 대표랑 같이 밥 먹게 될 걸?” “나라도 일부러 져주겠다. 이런 얼굴로 여기 온 이유가 뭐겠어?” 나는 어깨를 한 번 돌려 풀고 손목 보호대를 착용한 뒤 서브를 넣었다. 몇 번의 랠리가 오가자 오지환의 태도에서 느껴지던 여유가 점차 사라졌고 오히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의 움직임도 조금씩 바뀌었고 코트는 어느새 숨소리마저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 그는 포핸드가 강하지만 내 플레이 스타일이 백핸드 위주였기에 순간적으로 따라가려다 실수했다. 공을 놓친 것이다. 주변은 한층 더 정적에 휩싸였고 오지환의 표정이 굳었다. “대단하네!” 익숙한 목소리였다. 뒤돌아보지 않아도 엄준호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가 있다면 혹시 강도현도 함께 있는 걸까싶었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고 곧바로 두 번째 경기를 시작했다. 결과는 동일했다. 오지환이 또 졌다. 나는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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