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장
나는 화가 난 이지현을 남겨두고 돌아서서 떠났다.
나민준과 10분을 약속했는데 벌써 5분을 초과했고, 내가 돌아갔을 때 그는 나를 찾고 있었다.
내가 그에게 다가가자 그는 갑자기 고개를 돌렸는데 잔뜩 찌푸렸던 미간이 순식간에 풀어졌다.
“나는 네가 또 도망간 줄 알았어.”
나는 다시 우리 테이블로 가서 앉았다.
“안 간다고 했으면 안 가요. 전 내가 뱉은 말은 지켜요.”
나민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내 맞은편에 앉았다.
“나도 약속을 잘 지켜. 그러니 내가 전에 한 말을 잘 생각해 봐. 우리 사귀면 좋잖아.”
예전에 나민준이 이런 말을 했다면 나는 반드시 그를 욕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갑자기 욕하고 싶지 않아진 나는 그를 올려다보며 숟가락을 손에 들고 그릇에 담긴 죽을 휘저었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를 욕하지도 않자 나민준은 옷깃을 여미며 눈썹을 치켜들었다.
“어때? 내 여자 친구가 되는 것에 동의하는 거야?”
내가 아직 대답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그의 얼굴에 피어올랐던 장난기가 사라지더니는 그는 젓가락을 내던지며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재수가 없어!”
나는 눈썹을 치켜세우고 그가 왜 갑자기 이러는지 궁금해서 그의 시선을 따라 고서준과 이지현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고서준도 우리를 보더니 2m 떨어진 곳에 멈춰서서 나에게 눈을 돌렸다.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웬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아무리 피해도 마주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눈을 돌려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을 바라보며 나민준에게 물었다.
“다 먹었어요? 다 먹었으면 우리 그만 가요.”
나민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우리 둘은 일어났다.
고서준은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길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는데 그가 거기에 서서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는 지나갈 수 없었다.
나민준이 거의 싸울 기세를 보이자 나는 나민준의 팔을 붙잡았다.
“가요.”
내가 나민준의 팔을 잡는 순간 고서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내가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다는 걸 눈치챘는지 나민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와 함께 옆으로 내려갔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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