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장
그 위기는 김정태가 비용을 절감하려고 스펙에 맞지 않는 건축 자재를 대량으로 구입하면서 발생했다.
공사가 끝난 후에도 준공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감독 기관에서 검사 승인을 내리지 않았고, 그로 인해 분양이 계속 지연됐다.
하루 손실만 수백만 원에 달하니 김정태는 금세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이번에도 만약 같은 이유라면 김정태는 더 이상 할머니를 빌미로 나를 위협할 수 없을 것이고, 나는 할머니를 안전하게 내 곁으로 모셔 올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바로 사설 탐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후에는 강의가 없어 나는 앨런 작업실에 가서 그동안의 디자인 자료들을 정리했다.
그리고 오후 다섯 시가 되어서야 작업실 일을 겨우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동안 나민준에게서 아무런 답장이 오지 않았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문을 잠그고 나가려던 찰나 갑자기 침실 쪽에서 무언가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깜짝 놀라 가방에서 호신용 스프레이를 꺼내 들고 조심스럽게 침실로 다가갔다.
침실 문 앞에 다다르자 바닥에 누군가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
잠시 멍하니 있다가 서둘러 몸을 숙여 그의 숨을 확인했다.
다행히 아직 숨은 쉬고 있었지만, 그 사람은 고열에 시달리는 듯 온몸이 화로처럼 뜨거웠다.
나는 119에 전화를 걸고 그 사람을 살짝 흔들며 불렀다.
“저기요, 저기요, 괜찮으세요?”
그는 얼굴을 바닥에 대고 엎드린 채 쓰러져 있었다.
그러니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고 누군지도 알 수 없었다. 그는 키도 크고 몸집도 커서 아무리 뒤집으려 해도 내 힘으로는 어림없어 결국 옆에서 조용히 구급차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구급차가 금방 도착했고 우리는 약 30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다.
검사가 끝나고 링거를 놓고 나서야 나는 침대에 누워 있는 이 남자가 내가 일하는 곳의 대표 앨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간을 보니 이미 밤 9시가 넘었다. 그의 가족에게 연락을 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도 오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병실마다 보호자가 한 명씩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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