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장
어릴 적 할머니가 외출하신 날 나는 운 나쁘게도 병에 걸렸고, 할머니는 집에 늦게 돌아오셨다.
그 사건 이후로 나는 완전한 어둠 속에 있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나는 등과 손바닥에 차가운 땀이 흘렀다. 주위에서는 사람들이 왔다 갔다 했지만, 앞이 보이지 않아서 누군가 나를 밀고 지나가기도 하고 여러 차례 부딪히기도 했다.
그때 갑자기 누군가 내 뒤에서 내 머리핀을 잡았고 그와 동시에 내 손목이 따뜻하고 거친 손에 붙잡혔다.
곧바로 나는 누군가의 품으로 끌려갔다.
익숙한 삼나무 향이 코끝에 스쳤고 나는 놓으라고 말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공포에 질려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마치 마지막 지푸라기를 붙잡듯이 본능적으로 그의 옷소매를 붙잡았다.
“겁먹지 마.”
이때 고서준이 나를 앞으로 이끌었다. 그 순간 낮고 차가운 그의 목소리가 묘하게도 부드럽게 들렸다.
하여 나는 아예 눈을 감고 그의 뒤를 따랐다.
그가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몰랐지만, 주변 사람들의 발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게 느껴졌다.
고요함 속에 신발이 바닥을 치는 ‘탁탁탁’ 소리만이 선명하게 들렸다.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
내가 나지막하게 물었지만, 그가 대답할 틈도 없이 나는 방 안으로 이끌려 들어갔다.
고서준은 문을 닫자마자 나를 문에 밀어붙이더니 한 손으로는 내 손목을 단단히 붙잡고 다른 손으로는 내 얼굴을 감쌌다.
내가 무슨 상황인지 반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가 고개를 숙여 내게 입을 맞췄다.
이번 키스는 이전과는 다르게 아주 부드러웠다.
그의 입술이 닿을 때마다 나는 마치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저 넋을 잃고 있다가 그의 키스가 점점 급해지며 내 입술을 아프게 빨아들이기 시작했을 때에야 정신을 차렸다.
순간 나는 그를 힘껏 밀어내며 어둠 속에서 차갑게 그를 바라봤다.
고서준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에게는 이지현이 있는데도 나에게 이렇게 행동하는 건 정말 최악이었다.
나는 입술을 닦으며 그를 향해 비난의 눈길을 던졌다.
그리고 그의 눈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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