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장
내가 미처 거절할 새도 없이 나민준이 덥석 캐리어를 챙겨가면서 환하게 웃었다.
“나 혼자 할 수 있어요.”
나는 캐리어를 뺏어오려 했지만 그가 기회를 주지 않았다.
나의 캐리어를 들고 재빨리 앞으로 걸어가더니 여자 기숙사 근처에 도착하고 나서야 걸음을 멈추고 나를 뒤돌아보았다.
나는 신입생 수첩을 들고 기숙사 방 번호를 찾았고 나민준은 고개를 숙여 나를 힐긋 보더니 캐리어를 들고 대뜸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행동에 화들짝 놀란 나는 마지 못해 종종걸음으로 따라갔다.
기숙사에 들어간 후 그는 캐리어를 바닥에 내려놓고 내 침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럴 필요 없어요. 나 혼자 할 수 있어요.”
나는 그에게 신세 지고 싶지도 않고 더는 그와 얽히고 싶지도 않았지만 나민준은 아예 듣는 척도 안 했다.
아주 열심히 침대 정리에 한창이었고 심지어 이 일에 흠뻑 도취한 듯싶었다.
“김수아 맞지? 네 남자친구 너무 멋지다. 매력 쩔어!”
룸메들이 나민준을 내 남자친구로 오해하니 나는 난감해서 어쩔 바를 몰랐다.
아무리 해명해도 다들 듣는 척도 안 했고 되레 나민준이 물건을 정리하며 그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리를 마친 후 그는 마치 마술을 부리듯 품에서 막대사탕을 한 줌 꺼내더니 내 룸메들에게 나눠주었다.
“수아가 이제 막 입학해서 조금은 낯설 거야. 다들 우리 수아 많이 챙겨줘. 그럼 잘 부탁할게.”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은 해맑은 소년 같았다.
순식간에 내 룸메들의 마음을 확 사로잡고 또 매우 순조롭게 그들의 연락처도 다 따낸 나민준이었다.
나는 너무 난감하여 시계를 들여다보고는 얼른 그를 밖으로 밀쳐냈다.
“선배, 나중에 또 놀러 와요!”
룸메가 열정적으로 그에게 손짓했고 이에 나는 더더욱 뻘쭘하여 볼까지 빨개졌다.
“이젠 내가 네 선배이니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해.”
나는 그저 고맙다는 인사를 끝으로 그를 기숙사 아래까지 바래다준 후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결국 다들 나를 둘러싸고 나민준에 관해 묻기 시작했다.
“우리 진짜 연인 사이 아니야. 전에 같은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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