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4장
사랑을 얘기하는 송하영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빛나 있었다.
나는 그녀의 안에 숨겨진 일말의 동요를 찾아내려고 그녀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에 흔들림과 동요는 없었다.
“사랑은 일방적으로 하는 게 아니야.”
나는 내 뜻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며 송하영에게 말했다.
손아귀에 넣으려고 하면 할수록 손 틈새로 새어나가는 게 바로 사랑이다.
일방적인 애정으로 지속한 관계는 언젠가는 반드시 깨지게 될 테고 그때가 되면 사랑을 더 많이 쏟은 쪽이 상처를 입게 된다.
“날 너무 경계할 필요 없어. 나한테 시간을 쏟을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을 어떻게 해보려는 생각은 버리고 너 할 거 해. 우리는 가는 길이 다른 사람이라 서로 경쟁할 필요가 없어.”
나는 시간을 한번 확인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일로 찾아오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나는 아까운 시간을 이런 일에 허비하고 싶지 않거든. ”
송하영은 내가 이토록 단호하게 밀어낼 줄은 몰랐는지 조금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빛나 보였던 그녀의 눈빛이 조금씩 탁해져 갔다. 나는 그 변화를 보고는 별다른 말 없이 자리를 떠났다.
그런데 두어 걸음 정도 걸었을까 뒤편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는 건가?
신경이 쓰이기는 했지만 나는 결국 고개를 돌리지 않았고 그저 내 갈 길을 갔다.
방으로 돌아온 후 나는 다시 작업에 몰두했다.
바쁘게 손을 움직이며 송하영의 일을 떨쳐보려고 했지만 그녀와의 대화가 자꾸 떠올라 좀처럼 집중할 수가 없었다.
“사랑을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할 것처럼 보였지...”
나는 펜을 내려놓으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사람마다 사랑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누군가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뭐든 포기할 수 있고 누군가는 사랑을 끝까지 가슴속에 숨기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는?
나는 어떻지?
“통 집중을 못 하네. 뭐가 잘 안 풀려? 아니면 설마 남자 생각?”
갑자기 나타난 장영민의 얼굴에 나는 화들짝 놀랐다.
“깜짝이야!”
“너 혹시 좋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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