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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장

“정말 어이가 없네요. 그게 날조된 증거가 아니라는 건 어떻게 증명하실 건가요? 대체 나한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이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쯤 하시죠? 당신들 때문에 전시회가 엉망이 된 거 안보여요?” 증거가 없을 거라고 확신하는 그녀의 말에 나는 피식 웃었다. 평화롭게 해결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니 더 이상 참을 이유가 없어졌다. “그럼 확실한 증거를 더 보여드리도록 하죠.” 나는 말을 마친 후 시간을 추가하고 여러 가지 특유의 워터마크가 들어있는 원본 그림을 보여주었다. 이전 생에서 기정 그룹에 있었을 때 비슷한 일은 겪은 적이 있어서 그런지 나는 그 사건 뒤로 내 것에는 항상 표식을 남겨두었다. 작품에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매번 그림을 마칠 때마다 항상 백업을 해두었고 백업 그림에도 늘 워터마크를 새겨 넣었다. 면접을 볼 때 나만의 특유한 무언가가 없다는 임수현의 말에 나는 나만의 표식을 만들어 두었고 그것을 워터마크로도 사용했다. 진정한 디자이너는 타인과는 차별화된 자신만의 독특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다. 동화 속 주인공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사람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지는 못해도 나는 실력으로 충분히 사람들의 시선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본디 선천적인 것보다 후천적으로 노력해 대단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더 값지고 더 소중한 법이다. “물론 린다 씨는 이곳에 시간이 추가되었다고 해서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이 작품 속에 시간뿐만이 아니라 저만의 표식도 남겨두었어요. 그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표식을요.” 나의 당당한 발언 때문이었을까, 린다의 표정은 삽시간에 어두워졌다. 나는 사람들 앞으로 걸어가 나의 표식을 일일이 짚어 주었다. “소매 부분에 추가된 모양이 독특한 꽃이 보이시나요? 이건 비단국에서만 자라는 꽃입니다. 그리고 이곳을 보시면 저는 그 꽃으로 새긴 제 이니셜도 있어요.” 사람들은 내 손길을 따라 작품 곳곳에 새겨진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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