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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장

장영민과 이혁은 서로 눈빛을 한번 주고받더니 다시 시선을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뭐라 위로를 건네고 싶은데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모르는 듯한 눈빛이었다. 펍 안은 어느새 사람들 목소리로 붐비기 시작했고 우리가 앉은 테이블에는 따뜻한 햇볕 대신에 은은한 달빛이 내려앉았다. 음악 소리는 여전히 잔잔했고 분위기도 여전히 아늑했다. 나는 술잔을 들어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씁쓸한 맥주 맛에 어쩐지 마음도 덩달아 씁쓸해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그때 내 마음을 보여주기만 하면 그 남자애도 언젠가는 내 마음을 알아주고 받아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그것 또한 내 착각이었어. 왜냐하면 그 남자애는 그때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거든.” 나는 쓰게 웃으며 술잔을 내려놓았다. 장영민과 이혁은 내 말에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실연한 사람에게 위로가 될 말은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 뒤로 여러 가지 사건이 있고 난 후 나는 차차 알게 됐어. 사랑이라는 건 일방통행이 아니라는 걸. 그리고 자신의 마음이 누군가에게는 불필요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나는 너무 내 세상에만 몰두해 있었던 거야. 너무 내 감정만 깊게 들여다보느라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지 못했어.” 입 밖으로 내뱉고 나니 어쩐지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전히 그때 일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그렇다고 과거의 일을 피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는 확실하게 마음을 접으려고. 그리고 새로운 행복을 찾을 거야.” 나는 미소를 지으며 장영민과 이혁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에게 고서준과의 모든 일을 다 들려준 건 아니었다. 아까도 말했듯 고서준과는 처음부터 끝까지 달콤했던 적이 없으니까. 고서준은 그 뒤로 결국에는 내가 준 종이학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고 그걸 확인했을 때 나는 자존심이 짓밟힌 듯한 기분이 들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당시 그의 눈에는 이지현밖에 없었으니까. 이지현은 종이학을 책 속에 끼워 넣은 게 나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친구들을 불러 나에게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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