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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장

이전 생에서 데인 것이 많아서 그런지 나는 달콤했던 일보다는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일들이 더 많이 떠올랐다. 장영민과 이혁은 조금 들뜬 아이처럼 내 말에 눈을 반짝였다. “내가 종이학을 접을 수 있게 된 건 옆집 언니가 가르쳐줘서였어. 언니는 그때 나한테 종이학을 접는 건 그저 단순하게 손을 움직이는 행동이 아니라 마음을 담는 행동이라고 했어.” 당시의 나는 아직 어렸기에 언니가 해준 말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 종이학에 담는 마음이라는 게 얼마나 무겁고 또 지우기 쉽지 않은지를 전혀 알지 못했다. “학창시절 때 엄청 좋아했던 사람이 하나 있었어. 뭐든 다 잘하는 애라 내가 너무 작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 애를 좋아하는 걸 멈출 수는 없었어. 정말 태양 같은 애였거든.” 나는 당시 고서준이 해외 서적을 즐겨 읽는 것을 알게 된 후 그와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 싶어 번역본 없이 원본을 읽기 위해 외국어 공부에 엄청 매진했었다. 그러다 어느 날 나는 그가 그 많은 외국 서적 중에서 유독 한 책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또 아끼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날 나는 우연히 바닥에 떨어져 있는 사탕 껍질을 줍게 되었다. 햇빛 때문에 반짝반짝 빛이 나서였는지 유독 눈에 띄었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나는 그때 마치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그 사탕 껍질로 종이학을 만들었던 것 같다. 나는 예쁘고 앙증맞은 종이학을 접은 후 그가 자주 보는 책 사이에 그걸 끼워 넣었다. “솔직히 그 애가 그 종이학을 봐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어. 나는 그저 나만의 방식으로 그를 향한 내 마음을 전달하고 싶을 뿐이었거든.” 나는 조금 쓸쓸한 눈빛으로 책 위에 있는 종이학을 바라보았다. 이혁과 장영민은 내 말에 조금 안쓰러운 눈빛을 보냈다. 나와 고서준 사이의 일을 완전히 이해하는 눈치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내 내면의 씁쓸함은 어느 정도 이해한 듯한 얼굴들이었다. “그래서 그 뒤로는 어떻게 됐어?” 장영민의 질문에 나는 심호흡을 한번 한 후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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