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8장
남자가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차가운 바람 속에 서 있었다.
쓸쓸한 바람이 스쳐 지나가자 얇은 시스루 외투를 몸에 단단히 감쌌다.
길가의 가로등은 불빛이 깜빡였고 주황빛 조명이 내 몸 위로 내려앉았다.
하이힐을 신은 채 나는 느린 걸음으로 차가운 바람 속을 걸었다.
가로등의 주황빛은 나의 고독하고 쓸쓸한 뒷모습을 더욱 부각시켰다.
집은 멀지 않았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먼저 내 발을 아프게 만든 하이힐을 바닥에 벗어 던졌다.
따끔거리는 발을 한 걸음씩 카펫 위에 내디딜 때마다 희미한 핏자국이 마치 매화꽃처럼 카펫 위에 남았다.
하여 나는 소독약과 면봉을 집어 들어 상처를 닦아내기 시작했다.
따끔거리는 고통을 참으며 이를 악물고 소독을 끝낸 뒤 작은 밴드까지 붙였다.
그러다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져 결국 나는 눈을 감았다.
꿈속에서 따스하고 포근한 온기가 느껴졌다. 마치 한낮의 정원에서 햇살이 몸을 감싸는 듯한 기분이었다.
희미한 실루엣이 점점 또렷해지더니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할머니! 할머니!”
나는 눈물이 가득 고인 얼굴로 할머니를 향해 달려갔다.
할머니와 함께하고 싶었다. 아무 걱정 없던 그 시절로 돌아가 건강한 모습으로 곁에 계시는 할머니를 보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달려가자 할머니의 모습은 갑자기 사라졌다.
부드러운 안개처럼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나는 잿빛 세상 속에서 할머니의 흔적을 찾아 헤맸다.
잠시나마 나타났던 그 모습은 마치 하늘이 내게 준 선물 같았다.
그렇게 몽롱한 상태로 눈을 떴다.
눈가가 부어올라 있었고 눈물로 젖은 얼굴에는 이미 말라버린 눈물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 순간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슬픔이 밀려왔다. 소중한 이를 잃는다는 건 마치 내 세상에 끝없는 비가 내리는 것 같았다.
그 비는 멈추지 않았고 음습한 회색빛이 내 마음을 짓눌렀다.
세수를 하고 거울 속 붉게 부은 눈을 보니 마음이 더욱 답답해졌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발의 통증을 참아내며 나는 핸드폰을 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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