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5장
나락으로 떨어진 여자를 구제하려는 척하는 것, 그게 바로 그들이 가장 잘하는 일이었다.
지금 고서준의 말투는 마치 돈 많은 대기업 대표가 거지에게 동전 몇 개를 던져주듯, 나를 가볍게 치워버리려는 것처럼 들렸다.
“너도 알잖아. 내가 협박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걸. 그런데도 김씨 가문 전체를 도우려는 이유가 뭐야? 날 꼭두각시로 만들고 싶어서잖아. 네가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내가 스스로 너한테 매달리게 될 거라 생각했어? 대체 날 뭐로 생각하는 거야? 장난감? 아니면 하인 같은 존재? 난 자존심도 없는 것 같아서 계속 짓밟아도 된다고 여기는 거야?”
고서준은 처음부터 내가 얼마나 힘든 처지에 있는지 뻔히 알면서도 한 번도 나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 모든 게 내 잘못이라며 외면했다.
마지막에 범인이 누구인지 알았을 때도 그는 나에게 설명조차 하지 않고 단지 ‘도와줄게’라는 말만 내뱉었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는가? 철저한 증거가 있음에도 사건은 증거 부족으로 흐지부지 끝났다.
고씨 가문이 내게 빚진 것은 결코 적지 않았다.
“난 너를 가지고 놀 생각도 없었고 모욕하려는 의도도 없었어. 다만 내가 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걸 네가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난 정말로 우리 사이를 회복하고 싶고 옛날처럼 돌아가고 싶어.”
이런 고서준의 나는 저도 모르게 코웃음이 쳐졌다.
만약 환생하지 않았다면 나는 이 말에 감동해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때로는 웃음 속에 숨겨진 칼날이 가장 흔한 진실일 때가 있다.
“그래서 넌 어떻게 날 동정하려는 거야? 너희 고씨 가문 회사로 날 끌어들여서 나를 네 하인처럼 부려먹고 네 명령에 따라 24시간 대기하는 소처럼 살게 하려는 거야? 혹시 네 덕에 내 사업을 키울 기회를 얻게 되면 내가 너한테 고맙다고 얘기해주길 바랐던 거야?”
솔직히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소설 속 순진하고 순종적인 여주인공들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살아가는지.
왜 대표의 옆에 서서 비서로, 아니면 그림자 같은 비밀스러운 존재로 살아가기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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