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3장
정서현이 가자마자 마당은 또다시 조용해졌다.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를 벗어나다 보니 생활패턴도 따라서 느려졌다. 나는 마당에 생기를 불어넣으려고 매일 같이 정리도 하고 꽃도 심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었다.
복잡한 심경을 드디어 정리할 수 있었다.
‘복수할 거야!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해 복수할 수 없다면 내가 직접 해야지!’
고씨 가문이 있어서 이지현을 건드리지 못한다고 해도 언젠간 기회가 있을 것이다.
시골에서 지낸 지 보름 정도 지났을 때, 김정태한테서 연락이 왔다.
별로 할 말도 없어 받고 싶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실수로 통화버튼을 눌러버렸다.
통화를 다시 끊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에서 김정태의 분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수아! 또 무슨 짓을 한거야!”
내가 미간을 찌푸린 채 전화를 끊으려고 하는데 또 김정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고하는데 조용히 살아. 또 다른 사람을 건드려서 우리한테 피해를 줬다간 어떻게든 쫓아가서 본때를 보여줄 거야. 내가 왜 너 같은 딸을 낳았을까? 너를 끔찍이 사랑하는 할머니는 왜 죽을 때 너를 데려가지 않았을까? 도움 되기는커녕 피해만 주는 자식!”
김정태는 나를 욕하려고 전화한 것이다.
나의 대답은 필요 없이 할 만만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쳐다보다 살기가 가득한 표정으로 변하고 말았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하나도 슬퍼하지 않는다고? 그것도 모자라 죽은 사람을 욕하고 있어?’
김정태 눈에는 나는 그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였다. 사람대접도 해주지 않는데 예쁨받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사치였다.
어차피 별로 정도 없는 사람이었기에 나를 좋아하든 말든 아무런 상관도 없었지만, 할머니를 욕하는 것만은 용서할 수 없었다.
나는 핏줄이 보일 정도로 핸드폰을 꽉 쥐었다.
애써 억누르고 있던 화가 다시 솟아오르는 것만 같았다.
이지현은 고씨 가문이 보호하고 있어서 건드릴 수 없다지만 김정태는 만만한 상대였다.
예를 들어...
김정태는 늘 상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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