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장
나는 화가 났지만 고서준은 나름대로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러면서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정말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이네.’
나는 힘껏 그를 밀쳐냈다.
“길 막지 마. 비켜.”
나는 씩씩거리면서 밖으로 향했다. 그런데 아까 했던 행동들을 이지현이 봤을 줄은 몰랐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샤워를 마치고 거울을 마주했다.
거울 속 나의 모습은 마치 만화를 뚫고 나온 이목구비가 뚜렷한 여주인공처럼 분위기가 넘쳐났다.
그런데 입술에 상처가 나있는 것이다.
나는 갑자기 어두운 복도에서 고서준이 거칠게 키스하던 모습이 떠올라 머릿속이 복잡했다.
전생에 나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번 생에도 나를 좋아할 리가 없었다.
그런데 날 좋아하지도 않는데 왜 키스한 거지?
나는 세면대에 올려놓은 두 손으로 그만 주먹을 꽉 쥐고 말았다.
잠시 후, 나는 감정을 추스르고 방으로 돌아가 침대에 누웠다.
알코올 때문인지 잠들어야 하는 이 시간에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 뒤척이다 결국 일어나 외투를 걸쳐 입고 베란다에서 일출을 보기로 했다.
아침햇살이 구름을 꿇고 비춰오기 시작했고, 몽환적인 하늘에 해님이 얼굴을 드러냈다.
하늘을 쳐다보다 보니 마음이 많이 평온해지는 것만 같았다.
그날 오후, 나는 바로 경성으로 가는 티켓을 구매했다.
서서히 김씨 가문을 벗어나려면 해야 할 일이 많았다.
그중에 집을 사는 것이 가장 첫 번째 일이었다.
...
첫 번째 날은 호텔에서 묵고 다음 날 아침 9시, 부동산 중개인과 함께 집 보러 가기로 했다.
경성 날씨는 아주 좋았다.
6월은 마침 제일 무더울 때라 연두색 원피스를 입고, 연한 메이크업까지 하고 기쁜 마음에 호텔을 나섰다.
장장 4시간 동안 6, 7개의 집을 보았지만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다.
내가 점점 흥미를 잃어가자 부동산 중개인은 충격을 받았어도 그래도 책임을 다하려고 했다.
“김수아 씨, 남쪽 교외에 괜찮은 건물이 있긴 한데 시내 중심과도 멀고 경성 대학교와도 멀거든요... 그래도 가보시겠어요?”
나는 지리적위치에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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