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장
다음 날 아침, 예정되었던 할머니의 검사가 시작되었다.
은산에는 위험이 너무 많아 할머니를 그곳에 두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경성에 가면 할머니를 위협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
나민준은 내 곁에서 함께 검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동안 나는 할머니를 경성에 데려갈 계획을 짜고 있었다.
잠시 후, 의사가 우리를 사무실로 불렀다.
중년의 의사는 검사 결과를 손에 든 채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순간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나쁜 소식만 아니길. 제발...'
나민준은 옆에서 나의 긴장한 모습을 눈치채고는 살짝 더 가까이 다가왔다. 묵묵히 나에게 안정감을 주려 했다.
마침내 의사가 입을 열며 결과지를 내밀었다.
“현재 상황은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나는 머릿속이 '쿵' 하고 울리는 것처럼 멍해졌다.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다시 할머니와 함께한 모든 순간들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나민준은 바로 요점을 파악했다.
“지금 상황에서 가능한 치료법이 있나요?”
의사는 나의 감정 상태를 눈치채고는 한결 부드러운 말투로 답했다.
“환자분께서 연세도 있으시고 여러 기능이 많이 약해지셨습니다. 게다가 장기적인 영양 부족 상태라 보수적인 치료를 권장 드립니다. 약을 꾸준한 먹고 가족들이 옆에서 잘 보살핀다면 회복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의사는 잠시 말을 멈추고 나서 덧붙였다.
“다만 치료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곧바로 대답했다.
“비용은 괜찮아요. 제일 좋은 약으로 부탁드려요.”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처방전을 건넸다.
“평소에 환자분께 많이 말씀해 주세요. 대화가 환자분의 의식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나는 눈물을 닦고 의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후 나민준과 함께 약을 가지러 갔다.
병실로 돌아온 후, 나민준이 무심하게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나는 병상에 누운 야윈 할머니를 보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할머니 상태로는 장거리 이동은 무리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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