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1장
김정태가 곧장 주소를 보내오는 것을 보자마자 나는 망설임 없이 주삿바늘을 뽑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간호사의 만류를 뿌리치고 곧장 병원을 나와 택시를 타고 김정태가 알려준 주소로 향했다.
김정태는 할머니를 고향으로 옮겨놓았다. 그곳은 십 년 넘게 관리되지 않아 여름에는 비를 막아주지 못하고 겨울에는 추위를 피할 수 없는 집이었다.
할머니를 보는 순간,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쏟아졌다.
마지막으로 뵀을 때만 해도 이렇게 마르지 않으셨는데 이번에는 거의 뼈만 남은 듯했다.
원래 인자했던 얼굴은 깊이 파인 볼에 마치 해골 같아 보였다.
할머니는 눈을 감고 있었는데 마치 잠든 듯하면서도 언제 떠나버릴지 모를 것 같은 불안감이 감돌았다.
가슴 깊숙이 공포가 몰려왔다. 나는 서둘러 할머니 곁으로 가 무릎을 꿇고 할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할머니, 저 수아예요. 제가 데리러 왔어요.”
할머니의 머리칼을 정돈해 드리려 손을 뻗었지만 그 손은 허공에서 멈춰버렸다.
차마 할머니를 만질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할머니는 예전부터 머리카락을 아끼셨다. 할아버지께서도 할머니의 긴 머리를 좋아하셨다고 하셨다. 할머니는 평생 할아버지에게 긴 머리를 유지하겠노라고 약속도 하셨다.
하지만 지금, 그 머리칼은 엉망으로 잘려 나가 여기저기 삐죽삐죽 흩어져 있었다.
나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는 떨리는 손으로 할머니의 머리칼을 매만졌다. 그리고 겨우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할머니, 미안해요. 제가 지켜드리지 못해서. 걱정하지 말아요. 이제 같이 집으로 가요.”
눈물을 닦고 나는 입고 있던 긴 외투를 벗어 할머니께 덮어 드렸다. 그리고 나민준에게 구급차를 보내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를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흰머리에 양복을 입은 노인이 두 명의 경호원과 함께 내 쪽으로 다가왔다.
눈을 가늘게 뜨고 살펴보니 고명준의 집사인 이 집사였다.
찬바람 속에서 나는 몸이 떨려왔다.
이 집사는 내 앞에 멈춰 서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김수아 씨, 안녕하세요. 저는 고씨 가문의 집사입니다.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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