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장
점점 나는 또다시 넋을 잃었다.
“전체적으로는 이 정도예요. 돌아가서 이 디자인에 대해 다시 논의해보도록 해봐요.”
앨런이 이렇게 말하며 도안을 내게 건넸다.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온 나는 도안을 받아들었다.
“네. 그럼 별일 없으면 먼저 나가겠습니다.”
나는 최대한 고서준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며 말을 마친 후 얼른 나가려 했다.
“끼익!”
그때 의자가 거칠게 끌리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봤다.
고서준이 아무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 상황이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나는 굳이 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문을 열고 나왔다.
내 자리로 돌아와 앉자 심장이 쿵쿵 뛰는 게 느껴졌다.
‘김수아, 너 왜 이래? 진짜 한심하다.’
속으로 자신을 비웃으며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나는 세수를 하러 가기로 했다.
수돗물 소리가 내 정신을 잠시나마 안정시켜 주었다.
나는 거울 속 자신을 보며 물에 젖은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깊게 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이 정도면 됐다 싶어 밖으로 나가려는 참이었다.
“김수아.”
뒤에서 고서준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발걸음을 멈칫했지만 멈추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내가 반응하지 않자 곧이어 고서준이 다가와 내 어깨를 붙잡았다.
“뭐야?”
나는 뒤를 돌아보며 그의 손을 떨쳐내고 눈살을 찌푸렸다.
마치 나를 꿰뚫어 보려는 듯한 뜨거운 시선으로 고서준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예의상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나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고서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김수아, 그게... 나...”
좀처럼 보기 힘든 고서준이 망설이는 모습이었다.
갑자기 가슴이 무거워졌다.
‘이렇게까지 나서서 말할 일이라면... 분명 이지현 때문이겠지. 또 중재자 역할을 하려는 건가. 이지현, 참 끊임없이 일을 벌이는구나?’
이런 생각에 나는 그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아 중간에 끊어버렸다.
“이지현 변호하러 온 거라면 그만해. 난 바빠서. 할 말 없으면 이만하고 할 말 있어도 하지 마.”
말을 마치고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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