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장
고개를 들어 고서준을 바라본 나는 그가 정말 화내지 않을 거라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대답했다.
“나민준 선배랑 같이 왔어. 기분이 안 좋아서 술 마시고 싶었거든.”
말을 끝내자마자 혹시라도 고서준이 화낼까 싶어 나는 서둘러 그의 목을 감싸 안고 고양이처럼 그의 볼에 얼굴을 비볐다.
“화내지 마.”
...
다음 날.
나는 머리가 아파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떠보니 주위가 어두웠고 분명 학교가 아니었다. 그렇게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방 문이 열렸다.
고서준이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이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네가 왜 여기 있어?”
말을 끝내고 나서야 나는 이곳이 고서준의 아파트임을 깨달았다.
고서준은 신발을 벗고 들어오며 말했다.
“어제 네가 술에 취해서.”
그러면서 들고 온 물건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꺼냈다.
“머리 아프지? 해장국 사 왔어.”
‘어제 분명 민준 선배랑 같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나민준과 와인 한 병 반쯤 마시고 소파에 누워 별을 세고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가 울기도 했던 것 같았다.
‘그럼 나중에는 어떻게 된 거지?’
머리가 너무 아파 나는 손으로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이후의 기억은 도통 떠오르지 않았다.
“응?”
고서준이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해장국 먹는 것도 내가 달래주면서 먹여야 해?”
“우리 수아 착하지? 이거 먹으면 머리 안 아플 거야.”
그가 ‘우리 수아’라고 부르자 머릿속이 순간적으로 멍해지며 나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곧 뭔가 말하려고 입을 열었는데 어젯밤 고서준의 품에 안겨 그의 달콤한 속삭임을 듣던 순간이 떠올랐다.
“우리 수아 착하지? 얼마나 마셨는지 말해 줄래?”
어제 밤 그의 볼에 고양이처럼 얼굴을 비비며 화내지 말라고 했던 기억도 떠올라 나는 입 밖으로 꺼내려던 말을 꿀꺽 삼켰다.
얼굴이 화끈거려 당장이라도 숨고 싶어졌다.
‘앞으로는 다시 술 안 마실 거야! 너무 쪽팔리잖아!’
나는 얼굴에 평정을 유지하려 노력하며 평소처럼 보이려고 애썼다.
“어젯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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