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7장 죽이고 싶다

결국 지키지 못하고 두 동강이 돼버렸다. 이것은 마치 불길한 징조처럼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 박지환은 그녀의 속상한 표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악보 너무 많이 망가지지 않았어. 단지 두 동강 났을 뿐이야. 이미 전문가한테 연락했으니 다시 복원할 수 있어.” “진짜요?” 민서희는 감격에 겨운 어조로 몸을 돌려 박지환의 손을 덥석 잡았다가 전해지는 고통에 그대로 손을 풀어버렸다. 하지만 눈빛에는 기대가 가득 찼다. “응.” 박지환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언제 당신 속인 적 있어?” 그 후 박지환은 민서희에게 목욕물을 새로 바꿔준 뒤 이민준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욕실을 나섰다. “오늘 일 말고도 아마 구린 구석이 많을 테니까 하나도 빠짐없이 알아봐. 그리고 감옥에 처넣어.” 박지환의 싸늘한 목소리에 이민준은 감히 반항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현실에 따라 손을 써야 했으므로 용기를 내어 말했다. “대표님, 결심하셨어요? 장씨그룹의 땅은 비록 얘기가 끝났지만, 만약 장준호를 감옥에 처넣게 되면 상대가 가만히 있지 않을텐데......” “내가 땅이 부족해 보여?” 박지환은 당장이라도 장씨 그룹을 매장해 버리고 싶었다. “장씨그룹이 감히 나와 맞선다면 혹독한 결과를 맞이하게 될 거야.” 전화를 끊은 박지환은 민서희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손에 난 끔찍한 상처를 제외하고는 큰 부상은 없었다. 박지환은 그녀의 손을 바라보았다. 비록 1년 동안 고생을 많이 했지만 여전히 예쁜 그녀의 손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흉터가 남을까요?” 의사가 말했다. “실밥을 풀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흉터가 남을 겁니다.” 박지환은 화가 치밀어 당장이라도 장준호를 죽이러 가고 싶었다. “알겠습니다.” 다시 병실로 들어오니 민서희가 병상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녀는 하는 수 없이 며칠 입원해야 했다. 박지환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말했다. “민준이한테 며칠 휴가 신청하라고 할 테니까 손 다 나으면 그때 다시 출근해.” “네.” 민서희는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