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9장 돌멩이도 뜨거워질 때가 되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박지환은 서재에서 일을 마치고 나왔다.
복도 전체는 어두웠지만 민서희의 방만은 아직도 문틈으로 빛이 새어 나왔다.
민서희의 방문을 열어보니 민서희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옷도 벗지 않은 채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침대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이 시간에 왜 그러고 있어?”
민서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손을 뻗어 옷을 가리키며 다급히 말했다.
“엄마가 어떤 옷을 좋아하셨든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엄마가 좋아하는 옷을 입고 싶은데 기억이 안 나요.”
말을 끝낸 그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푹 숙이고 계속 말했다.
“난 좋은 딸이 아닌가 봐요.”
박지환은 가슴이 답답했다.
어느새 민서희가 그 여자와 만날 날이 다가왔다.
과연 들통날지 안 날지, 모든 것이 순조로울지는 아무도 모른다. 박지환은 가슴이 아파 말투도 어수선해졌다.
“당신은 뭘 입어도 다 돼. 고민할 거 뭐 있어? 어쨌든 당신 엄마는 당신 옷에 신경 안 쓸 거야. 딸이니까 어떤 모습도 사랑할 거라고.”
“그러게요......”
민서희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박지환은 마음을 가다듬은 뒤 문을 닫고 들어와 침대 위에 놓인 옷가지 중에서 핑크색 원피스를 집어 들어 민서희에게 던져주었다.
“이거로 갈아입어 봐.”
그 말에 민서희는 이내 옷을 들고 욕실로 들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두 걸음도 채 가기 전에, 박지환은 그녀를 불러세웠다.
“거기 서, 그냥 여기서 갈아입어.”
박지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가 남이야? 당신 몸에 내가 못 본 곳이라도 있어?”
시간이 이렇게 지났는데, 돌멩이도 뜨거워질 때가 되었다.
민서희는 그대로 몸이 굳어져 버렸다.
아직 적응되지 않았지만 생각을 바꾸어보니 박지환의 말이 틀린 것도 없었다. 박지환과 수많은 밤을 보냈는데 굳이 이럴 필요는 없었다.
어쩌면 박지환의 눈에는 그녀의 이런 조심스러운 행동이 우스워 보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대범하게 원피스를 옆에 놓더니 입고 있던 스웨터를 단번에 벗어버렸다.
다만 박지환을 등졌을 뿐이다.
순간 박지환의 눈 속에는 피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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