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4장 떠났다
눈이 날카로운 강 의사는 운전대를 잡고 있는 박지환의 팔소매에 온통 피투성이인 걸 확인하곤 본능적으로 소매를 올리고 팔에 멍과 핏자국을 관찰하더니 숨을 들이켰다.
“팔로 뭘 부쉈어요? 전부 멍이에요. 아니... 이 손 앞으로 못 쓰게 되면 어쩌려고 그래요.”
예전의 강 의사라면 이처럼 말할 용기가 없겠지만 지금은 정말로 화가 난 것이다.
“일단 뒤에 타세요. 제가 운전해서 병원으로 모실게요. 여기에 검사 장비도 없고 뼈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세밀한 검사가 필요해요!”
“괜찮아...”
“강 의사님 말씀대로 해요.”
눈에 초점이 없지만 소매 속에서 주먹을 쥐며 민서희가 돌연 입을 열었다. 박지환이 왜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변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병원으로 가게 하는 게 급선무였다.
그녀는 조수석에 올라타고 말을 이었다.
“팔이 부서지면 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아요. 회사도 당신을 필요로 하고요.”
민서희의 입에서 걱정어린 말들을 듣고 싶었던 박지환은 멈칫하다 물어봤다.
“단지 회사 때문이야? 그럼 너는?”
“네?”
민서희는 뒤늦게 박지환의 뜻을 알아챘다. 나한테 있어서 그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물음이었다.
몸이 굳어져 버린 그녀는 주먹을 잡고 있는 손바닥마저 뜨거워졌다. 다행히도 강 의사가 나서서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대표님하고 민서희 씨, 연애를 할 거면 병원에 가서 하시죠? 얼굴까지 붓기 시작하고 호흡도 곤란한데 얼른 병원에 가셔야 해요.”
박지환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뒷자리에 앉아 민서희의 손을 살짝 잡았다.
박지환은 병원에 도착하여 링거를 맞던 과정에서 팔 시티 촬영을 마쳤다. 그나마 다행히도 뼈는 다치지 않았지만, 피부 외상이 심각해 치료가 필요했다.
그 과정에 눈이 멀어 소리만 들을 수 있는 민서희는 도움을 줄 수가 없으니 문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게다가 강아지를 안고 있으니, 박지환의 병세만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민서희 씨, 여기에 자리가 있는데 앉아서 기다리세요. 대표님이 상처를 마저 치료하고 나면 같이 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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