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5장 오늘이 지나면 명분을 줄게
박지환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소파에 있는 민서희를 바라보았다.
어젯밤 그녀를 품에 안았을 때는 미처 느끼지 못했다. 일주일이 지나니 그녀는 전보다 더 말라 있었고, 숨만 쉬어도 뼈가 다 드러날 정도로 앙상한 모습에 괜히 짜증이 났다.
“신경 쓸 필요 없어. 투명 인간이니까.”
박지환은 차갑고 매정하게 말하더니 입술을 윤서아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내 방에 가 있어. 오늘이 지나면 너에게 명분을 줄게.”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거실에 있는 모든 사람이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민서희는 가슴이 쓰리고 차가웠다.
의외는 아니었다. 그녀는 웃음이 나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녀에게 아이를 낳으라 하더니, 검사 결과 임신할 수 없다는 말에 바로 그녀를 헌신짝 버리듯이 버려버렸다.
윤서아를 오늘 데려온 건 그녀와의 첫날밤을 보내고 명분을 주기 위한 것일까?
박지환은 이 순간만 기다렸을까?
민서희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윤서아가 몸을 배배 꼬며 입을 열었다.
“지환 씨, 난 항상 지환 씨 믿었어요. 하지만 서희 씨가 저기 저렇게 있는데...... 아직도 서류상의 아내는 서희 씨잖아요.”
“오늘이 지나면 아니야.”
박지환은 민서희의 이름만 들어도 귀찮다는 듯 짜증을 부렸다.
민서희는 오랫동안 박지환의 감정을 조종해 왔다. 하여 이번 주부터 그는 부지런히 일을 하며 그녀가 보고 싶어 병원에 가는 것을 자제했지만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왜? 도대체 왜? 왜 민서희처럼 악독한 여자를 잊지 못하는 것일까?
혹시 그의 침대에 올라 온 첫 번째 여자라서?
그렇다면 윤서아도 가능하다.
어차피 그는 윤서아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으니까.
“올라갈까? 네가 불편하면 다음 날이라도 괜찮아.”
“아니요, 지환 씨. 불편한 건 아니에요.”
윤서아는 혹시라도 박지환이 말을 번복할까 봐 다급히 입을 열었다.
오늘 박지환은 취했고 윤서아도 술기운으로 그를 끌어안고 그날 이루지 못한 목적을 이루려고 했다.
그녀는 박지환이 승낙할 수 있기를 바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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