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같은 편
“장기준 씨, 오늘 이사회를 연 이유가 이거였어?”
임성민은 사늘해진 얼굴로 장기준에게 따져 물었다. 그러나 장기준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하게 대답했다.
“설령 오늘 다인이가 임 회장과 회장 자리를 두고 경쟁하지 않는다고 해도 다인이는 제인 그룹 최대 주주로서 이사회에 참석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
강동현도 고개를 끄덕이며 장기준의 말에 동의했다.
“맞습니다.”
임성민은 어둡게 가라앉은 시선으로 빠르게 두 사람을 번갈아 보더니 이내 눈치챘다.
그는 이내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도건민에게 시선을 돌리며 제인 그룹에서 꽤나 권력이 있는 도건민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길 바랐다.
“어르신, 어르신도 제인 그룹의 또 다른 주주로서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임성민은 남몰래 기대하는 눈길로 그를 보았다.
“어떻게 생각하긴?”
도건민은 임다인과 눈빛을 주고받더니 이내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임성민에게 말했다.
“난 자네 아버지와는 친구이니 당연히 내 친구의 선택을 존중해줘야 하지 않겠나.”
임다인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입꼬리를 씩 올린 후 그대로 임성민을 도발했다.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본 임성민은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지만 이사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꽤나 많았던지라 분노를 꾹꾹 억누르는 수밖에 없었다.
이사회는 드디어 끝났다. 임성민은 사나운 눈빛으로 임다인을 노려보더니 씩씩대며 나가버렸다. 다른 임원진들도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버렸다.
그들이 나가자 강동현은 드디어 꾹꾹 억누르고 있던 궁금증을 드러내며 물었다.
“다인아, 이렇게 임성민을 그냥 보낸다고? 이 좋은 기회에 임성민이 네 할아버지 친아들이 아니라는 걸 왜 밝히지 않은 거니?”
임다인은 고개를 저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아직은 때가 아니에요. 오늘은 제가 이사회에 들어온 것만으로 충분하거든요.”
태연하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은 꼭 이 판을 손바닥에 쥔 사람 같았다. 도건민은 미소를 지으며 맞장구를 쳤다.
“그래. 다인이한테 다 계획이 있다고 하니 우린 그냥 하라는 대로 해주면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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