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박성준의 차가 두 사람 앞에 멈춰 섰다.
“유빈이 왔어?”
“성준 형.”
박성준은 냉담한 시선으로 은유빈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상태는 어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전보다 나아졌어요. 다만 보충한 것들이 몸을 보하는 동시에 독도 함께 흥분시켜요. 제가 돌아가서 아버지와 할아버지와 상의한 후, 내일 약을 가져다드릴게요.”
“알겠어, 조심히 가.”
박성준의 냉담함은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느낄 수 있었다. 은유빈의 차가 벨리 가든을 떠나자 두 사람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대표님, 왜 이렇게 일찍 돌아오셨어요?”
박성준은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바람을 가르듯 앞서 걸어갔다. 발걸음은 불꽃을 밟은 듯 빠르고 단호했다.
“대표님,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요?”
안시연은 그의 뒤를 따라가며 종알거렸다.
“케이크 좀 드실래요? 제가 아주머니랑 점심에 만든 건데, 달콤한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대요.”
박성준은 냉랭하게 말했다.
“단 걸 많이 먹으면 살이 찌고 당뇨병도 걸려.”
안시연은 모두가 맛있다고 한 케이크를 그가 조금이라도 맛보길 원했다.
“조금만 먹으면 괜찮아요. 한의학 책에도 과유불급이라고 하잖아요. 적당히 먹는 건 좋아요.”
앞서가던 박성준은 갑자기 돌아서더니 분노에 찬 모습으로 그녀 앞에 멈춰서서 고개를 숙여 안시연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안시연, 한의학 책에 그렇게 나오는 거야 아니면 은유빈이 그렇게 말한 거야?”
안시연은 그의 기세에 눌려 코트 주머니를 꽉 잡고 우물거리며 대답했다.
“한의학 책에 나와 있는데요.”
“너도 단 걸 먹지 마.”
‘달콤한 게 얼마나 맛있는데, 왜 먹지 말라는 거야?’
“그런 억지가 어디 있어요?”
“내 말이 곧 법이야.”
각자의 이유로 서로한테 화가 난 두 사람은 뾰로통한 얼굴로 수선정으로 돌아왔고 계단을 오르며 서로 밀치기까지 했다.
그런 두 사람을 보고 있던 최미숙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박성준한테 당부했다.
“도련님, 사모님을 좀 배려해 주셔야죠.”
최미숙은 두 사람이 도대체 왜 화가 났는지 이해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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