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그 부드러운 감촉은 마치 마법처럼 박성준을 끌어당겼다. 그는 침대 옆에 쪼그려 앉아 몸을 앞으로 기울여 입술을 살짝 가져다 댔다. 이상한 느낌에 그의 심장은 통제할 수 없이 빨리 뛰었다. 박성준은 가볍게 맞닿은 감촉으로는 부족해 조금 더 힘을 주어 입을 맞췄다. 그의 힘에 안시연의 입술은 아무 저항 없이 눌렸다. 순간 그는 등 근육이 팽팽해지며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박성준은 자신의 마음을 억제하며 한발 물러났다. 그는 이제야 자신이 안시연을 좋아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가 느끼는 이 감정은 몸으로부터 오는 기쁨이었다. 그녀를 안고, 손을 잡고, 입술이 닿는 순간마다 그는 행복을 느꼈다. 안시연을 놀리며 그녀가 수줍어하거나, 당황하거나, 어색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의 마음은 가벼워졌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모든 것이 편안했고 머릿속을 가득 채우던 복잡한 생각들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박성준은 자신이 안시연에게 느끼는 감정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안시연을 좋아하게 되었고 그녀와 함께 있고 싶었다. 손을 잡는 것도, 포옹하는 것도, 모두 그가 좋아하는 것이었다. 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속삭였다. “너와 아이, 모두 건강해야 해.” 다른 한편. 가족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 강주혁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강승태의 귀를 잡아 거실로 끌고 갔다. 박민정은 하이힐을 신고 뒤를 따라가며 소리쳤다. “여보, 천천히 좀 가요.” “강승태, 아빠 화 좀 누그러지게 무슨 말이라도 해봐!” 화가 치밀어 올랐던 강주혁은 박민정의 말 따위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정아야, 너라도 좀 말려봐. 안 그러면 네 삼촌이 오늘 정말 승태를 때려죽일 수도 있어.” 윤정아도 강주혁이 무섭기는 마찬가지였다. “숙모, 오늘에는 승태가 좀 너무하긴 했어요.” 강승태가 이렇게 난리를 치지 않았다면 그녀는 벨리 가든에 더 오래 머물 수 있었고 박성준을 더 오래 볼 수 있었다. 평소의 정장 차림과 달리 박성준은 오늘 편하게 니트를 입고 있었고 그런 모습은 마치 집에 있는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