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그녀의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든 박현석은 갑자기 서연수와 그녀의 아이가 떠올라 마음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연수와 같은 일이 우리 시연이한테 일어나는 건 절대 용납 못 하지. 성준이가 얼마나 세심하게 아끼고 사랑하는데, 시연이와 아이는 절대 안 돼. 안 그러면 우리 성준이가 무너져.’
여기까지 생각한 박현석은 직접 그들을 내쫓았다.
“너희들 이만 집으로 돌아가거라. 그리고 시연이가 아이를 낳기 전에는 방해되니까 다시 오지도 말고. 나한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새해 유일한 소원은 우리 성준이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던 강주혁도 고개 숙여 사과했다.
“아버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집에 돌아가서 반드시 강승태를 교육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더 머무르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합당하지는 않았다. 강주혁은 지금 직위 변동의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기 때문에, 부정적인 소문이 조금이라도 퍼진다면 큰 낭패였다.
“시연아, 고모부가 나중에 다시 찾아와서 사과할게. 몸조리 잘해.”
안시연도 더는 뭐라 할 수가 없었다. 적어도 그는 아버지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그녀는 좋은 마음으로 한마디 했다.
“고모부님, 고모부님은 이제 직위도 있으시니 말 한마디 때문에 화를 입지 않으려면 가족들의 행동을 좀 더 단속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박민정은 무언가 말하려다 박현석의 눈빛에 기가 눌려 입을 다문 채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강승태를 끌고 떠났다.
즐거워야 했을 한 끼의 단란한 식사가 이렇게 불쾌하게 끝나고 말았다.
박현석은 안시연이 마음속으로 부담을 가질까 봐 그녀를 위로했다.
“시연아, 너는 잘못한 게 없다. 강승태가 잘못한 거야. 너랑은 상관없어. 할아버지는 네가 좋고, 손자며느리가 너라서 아주 좋아.”
“할아버님, 할아버님의 마음 저 다 알아요. 전 그냥 엄마가 저를 못나게 생각할까 봐 두렵고 저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안시연은 아르바이트 때문에 힘들었던 시간을 엄마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세상에 자기 자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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