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안시연은 심장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
그래서 벨리 가든에는 박성준과 박현석만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난번에 할아버지가 말한 그의 엄마의 우울증도...
안시연은 박성준이 그녀를 거의 통제하듯 관리하는 것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외출할 때는 경호원이 지켜보게 했고 식사는 정해진 양만큼만 먹게 했으며 임신 요가와 심리 상담 수업을 듣게 했다.
박성준은 모두 아이를 위해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저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길 바랐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보니 이런 고통스러운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내 배 속의 아이도 무사히 태어나지 못할까 봐 두려웠던 거죠?”
“응.”
박성준이 처음으로 안시연에게 자기 가족에 대해 이야기했다. 처음으로 그녀의 임신에 대한 자기 생각과 두려움을 말한 것이었다.
바람이 복도에 불어오니 안시연도 더 이상 졸음이 오지 않았다.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 안시연은 자기보다 두 뼘이나 더 큰 박성준의 앞에 서서 발끝을 든 뒤 팔로 박성준의 목을 감쌌다.
그러고는 박성준의 머리를 자기 어깨에 기대게 했다.
“성준 씨, 나는 이 아이를 정말 사랑해요. 그래서 태명을 행운이라고 지었어요. 우리 셋에게 분명 행운이 따를 거라고 믿어요.”
행운...
박성준은 이런 확률적인 일을 절대 믿지 않았지만 안시연이 이런 말을 하니 왠지 믿을 만하다고 느꼈다.
아이는 반드시 무사히 태어날 것이다.
박성준은 두 팔로 그녀의 허리를 감싼 뒤 꼭 끌어안았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따뜻함을 느꼈다.
회의실의 문이 드디어 열리더니 세 명의 변호사가 먼저 걸어 나왔다. 뒤이어 나온 병원 관리자들은 기운이 없이 매우 지쳐 보였다.
“가자.”
박성준의 말에 안시연은 박성준 뒤를 따라 병동으로 들어갔다.
변호사가 협상 결과를 보고했다.
“박 대표님, 상대방이 합의를 하자고 합니다. 사법 절차를 밟지 않기를 원합니다. 관련 부서에는 상황을 설명하고 개선하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성준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대신 안시연에게 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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