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화
병원으로 향한 안시연은 1층에서 안가인을 발견했다.
안가인은 아이보리 코트를 입고 있었고 다리에 최미숙이 사다 준 담요를 덮고 있었다.
머리에는 같은 색의 버킷햇을 쓴 채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겨울 나뭇가지 뒤로 부서지는 햇빛 아래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안시연은 세월이 미인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는 말을 믿었다.
병색이 완전히 가신 안가인의 얼굴은 다시 맑고 투명한 피부톤을 되찾고 있었다.
지금의 안가인은 시간이 만들어 준 우아함과 여유로움을 온몸에 품고 있었다.
‘엄마가 지닌 아름다움은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는 경지야.’
안시연을 발견한 안가인이 그녀를 보더니 환하게 웃었다.
안가인은 언제나 그녀를 보면 사랑 가득한 눈빛으로 따뜻한 미소를 지어 주었다.
안시연은 몇 걸음 만에 안가인 곁으로 다가갔다.
“엄마.”
안가인은 딸이 밝은 얼굴로 달려오는 모습에 더 환하게 웃었다.
‘우리 딸이 조금씩 본래의 밝음을 되찾아 가고 있구나.’
안가인은 다리에 올려두었던 작은 담요를 정리해 옆 의자에 접어 올려 두었다.
“우리 딸, 여기 앉아. 오늘 검진은 어땠어?”
“나랑 우리 행운이는 아주 건강하대요.”
안시연은 핸드폰을 꺼내 산전 검진 당시 녹화한 영상을 엄마에게 보여주었다.
영상 속 의사는 모니터 화면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가 아기의 머리, 이쪽이 몸통과 사지예요. 거품을 뿜고 있네요. 다리가 길고 아주 활발해요. 성장 속도가 빠릅니다. 실제 주 수보다 2주 정도 더 크네요. 아주 건강하게 자라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검진을 담당한 의사의 목소리엔 행복이 가득 묻어 있었다.
박성준도 검사실 안에 있었지만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안시연은 보지 못했다.
그녀는 녹화하는 데만 집중해 박성준을 볼 틈도 없었다.
‘그래도 기뻐했겠지?’
“정말 다행이구나.”
안가인은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행복에 벅찬 그녀의 눈가가 촉촉이 젖어 있었다.
“엄마!”
안시연은 엄마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애교를 부렸다.
“그래서 우리 아기를 행운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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