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일행은 병상을 밀며 다시 특실로 향했다.
안가인은 창백한 얼굴, 노란 기가 도는 피부, 잿빛 입술을 한 채 침대에 누워 기운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안시연은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엄마는 원래 한 송이 장미처럼 아름다웠다.
하지만 병이 그녀를 앙상하게 만들었고 볼은 움푹 들어갔고 눈가도 꺼져버렸다.
안가인은 힘을 쓸 수 없었지만 손을 맞잡으며 작은 동작으로 고개를 저었다.
괜찮다는 의미였다.
우 선생, 병동의 과장 그리고 안시연이 처음 보는 병원 관계자들이 한쪽에서 박성준과 수술 후의 합병증과 관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안시연은 들을 마음이 없었다.
안가인의 수술을 머릿속으로 수십 번이나 상상했던 안시연은 의사들이 하는 말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잠시 후 병실 안을 가득 채웠던 사람들이 우르르 떠나고 박성준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
20분 후 최미숙이 도시락을 들고 병실로 들어왔다.
그녀는 조심스러운 태도로 병상의 방향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최미숙은 작은 테이블을 꼼꼼히 닦고 도시락을 올려 하나씩 뚜껑을 열었다.
“도련님, 사모님. 식사하세요.”
하나뿐인 의자에는 최미숙이 앉아 있었고 남은 자리라고는 소파뿐이었다.
안시연이 박성준 옆에 앉을지 고민하는 찰나 그가 몸을 조금 옆으로 움직이며 옆자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여기 앉아.”
안시연이 소파에 앉자 박성준이 그녀 앞에 따뜻한 국을 놓아주었다.
“오늘 물도 별로 안 마셨지? 따뜻할 때 마셔. 아주머니, 손 빠른 사람을 간병인으로 보내주세요.”
그의 배려가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안시연은 순간 박성준이 정말로 자신을 좋아하는 건 아닐지 착각했다.
“알겠습니다.”
최미숙이 답했다.
식사는 정량으로 준비된 것이었기에 따로 음식을 덜어 줄 필요도 없었다.
그녀는 조용히 앉아 있다가 문득 병상에 누운 안가인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최미숙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다시 안가인을 보고 또 보았다.
침대에 누운 사람은 산소 튜브를 착용하고 있었고 얼굴빛은 다소 창백했지만 눈빛만큼은 환한 미소를 머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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