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차 안에서 안시연과 전희진은 뒷자리에 앉았고 성이진이 눈치껏 두 사람만의 시간을 위해 가림막을 올려주었다.
안시연이 전희진의 팔짱을 끼니 꼭 다정한 자매 같았다.
“이번엔 네가 좋아하는 음료 마셔도 돼.”
전희진이 거절했다.
“지금 시기에 포도는 너무 셔서 안 마실래.”
“그러면 우리 이제 뭐 해?”
어렸을 때부터 놀기 좋아했던 전희진의 삶은 다채로웠지만 그에 비해 안시연은 단조로운 나날을 보냈다.
맛있는 음식도, 재밌는 놀이도 전부 전희진이 그녀를 데리고 다닌 덕분에 경험해 보며 나무에 올라 열매를 따 먹은 것도 전희진 덕분이었다.
“우선 맛있는 걸로 배 좀 채우고 도자기 체험하러 가자. 내가 이미 선생님 예약했어. 네잎클로버 도자기 머그잔 좋아하지 않아? 내가 만들어줄게. 내가 많은 가게 주인에게 물어보고 가게 허가증도 살펴봤는데 이 가게가 브랜드에 납품하는 곳이래. 구워서 나온 컵은 바로 물도 마실 수 있어.”
전희진과 함께 다니면 그녀가 전부 계획하고 그저 따르기만 하면 되니 무척 수월했다.
“좋아. 근데 우린 그 남자가 정한 식당에서 밥 먹어야 해.”
“불쌍하다.”
전희진이 동정하는 어투로 말했다. 밖에 나와서도 따라오는 사람이 있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못 먹다니.
안시연이 두 손을 펼치며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흔들면서 무기력한 표정을 지었다.
가림판을 톡톡 두드린 그녀가 소리를 높여 성이진에게 식당으로 갈 것을 전했다.
“어쩔 수 없어. 건강한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계속 얘기해. 특히 아이에 대해선 집착이 대단한 것 같아.”
전희진이 그녀의 얼굴을 꼬집었다.
“한심한 것, 정신 좀 차려. 갑작스러운 결혼에 너한테 아이 말고 뭘 더 바라겠어?”
외출할 때 경호원이 동행하고 차도 수억짜리 컬리넌인 걸 보면 남자의 집안 형편이 넉넉해 보였다.
돈이 많은 사람일수록 이성적이고 목적이 분명해서 쓸데없는 사람에게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시연아, 정신 차려. 아이 낳자마자 이혼하면 안 돼. 그러면 그건 네 아이가 아니고 나중에 만나기도 힘들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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