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토요일, 박성준도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아침부터 서재에서 바쁘게 움직였다.
안시연은 먼저 작은 건물 앞 공터에서 요가 수업을 듣고 샤워를 한 뒤 식사까지 마치고 장지현의 수업을 들었다.
박성준이 마련한 스케줄이 모두 끝났을 땐 오전 10시 반이었다.
이때쯤이면 전희진도 잠에서 깨어났을 때라 둘은 병원 앞에서 만나 맛있는 걸 먹으러 갈 수 있었다.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한 이후 주말에 전희진과 함께 즐겁게 논 적이 없었다.
처음 기성대 합격 통지서를 받았을 땐 기성의 맛있는 가게는 다 돌아다닐 거라 약속했는데 이젠 전희진이 4학년이라 인턴을 하고 있으니 더 늦어지면 그녀도 곧 졸업이다.
나중에 안시연은 공부하며 아이를 돌보고 전희진이 정식으로 회사에 입사하면 만나고 싶어도 시간을 내기 어려울 것 같았다.
안시연은 서재 뒤에 숨어서 반나절 동안 밖에 돌아다니며 점심과 저녁 모두 밖에서 먹는다는 얘기를 어떻게 박성준에게 전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녀가 미처 말을 정리하기도 전에 박성준의 발소리가 들렸다.
박성준의 검은색 가죽 실내화가 문 앞에 나타나자마자 그녀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두 손을 벌려 박성준의 앞을 가로막았다.
“대표님!”
박성준이 물잔에 담긴 물을 다 마셔갈 때쯤 나타난 안시연은 키 차이로 인해 그의 시야에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갑자기 앞을 막자 몸이 주체할 수 없이 앞으로 기울어졌다.
안시연은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녀와 함께 바닥에 쓰러질 수 없었기에 위급한 상황에서 그는 안시연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고 바닥에서 들어 올렸다.
두 사람은 한 바퀴 빙 돌고 그의 등이 벽에 부딪혀서야 겨우 몸을 바로 세웠다.
고개를 숙이자 여자 놀란 눈을 크게 뜬 채 두 손으로 그의 니트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
박성준은 그녀를 내려놓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뭐 하는 짓이야!”
“그냥 할 얘기가 있어서요.”
“머리 좀 쓸 수 없어?”
“미안해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요.”
박성준은 떨리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녀도 많이 놀란 것 같아 차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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