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최미숙은 박민정이 어떤 성격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괜히 안시연이 당하고만 있을까 봐 걱정되어 그녀가 나가기 전 골드 카드를 건넸다.
“저분은 도련님 고모인데 겉과 속이 다르고 도련님에 대한 불만이 많아요. 이건 도련님께서 주고 간 카드인데 한도가 없으니까 마음에 드는 건 다 사요. 비밀번호는 카드 뒷자리 수예요.”
안시연은 골드 카드를 받아들이며 최미숙의 말에 감동해 따스함을 느꼈다.
“알겠어요. 감사해요, 아주머니.”
“방금 절 지켜주셨는데 제가 더 감사하죠.”
박민정은 오만하기로 악명 높은 박현석의 딸이었다.
정계 남편과 결혼해 이런저런 제약을 받지 않았다면 기성에서 감히 그녀를 당해낼 사람이 몇 안 될 것이다.
안시연은 이런 인사치레에 익숙하지 않았기에 카드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
성이진이 차를 몰고 박민정의 차 뒤를 따랐다.
“사모님, 태화 백화점으로 가는 것 같아요. 거긴 박씨 가문 소유라 도련님 명의로 되어 있으니까 겁내지 마세요.”
안시연은 두려울 게 없었지만 돈을 흥청망청 쓰는 게 싫었다.
하지만 박성준의 고모가 박현석의 이름으로 기선제압을 하려는 것 같아 무슨 속셈이든 절대 그녀에게 휘둘릴 생각이 없었다.
엄마는 늘 괴롭히는 사람이 있으면 상대의 기를 눌러야 섣불리 다시 건드리지 못한다고 가르쳤다.
차에서 내린 안시연이 박민정의 곁을 따랐고 박민정은 여러 가게를 둘러보았다.
예리한 눈썰미로 훑어보다가도 직원이 말을 건네기만 하면 금방 흥미를 잃었다.
“사모님이 입으세요? 아니면 옆에 있는 아가씨가 입으세요? 제가 추천해 드릴게요.”
“옷이 다 평범하네. 신상도 마음에 안들어.”
그러고는 선글라스를 쓰고 고개를 홱 돌려 가버렸다.
안시연은 일그러진 직원의 얼굴을 보며 속으로 조용히 그녀를 동정했다.
역시 무슨 일이든 쉽지 않다.
전에 밀크티 가게에서 알바했을 때도 한 손님이 맛이 없다면서도 매번 두 잔씩 꼭꼭 시키는 것을 보았다.
세상에는 꼭 어떻게든 남을 깎아내리며 자신의 우월감을 과시하는 사람이 있다.
누구나 세상에 둘도 없는 존재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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