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장
“...”
김소연은 불만 가득한 얼굴로 입을 열어 몇 모금을 꿀꺽꿀꺽 마셨다.
엘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물었다.
“맛없어?”
“맛없어요.”
김소연은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 사실 맛이 없지는 않았다. 그의 요리 솜씨는 꽤 괜찮았다.
엘은 눈썹을 살짝 올리더니 고개를 낮췄다.
“그럼 내가 한번 맛을 봐야겠네.”
하지만 그는 찻잔에 있는 차를 맛보는 것이 아니었다. 대신 그녀의 얼굴을 잡더니 입술을 덮쳤다.
“우웁!”
김소연은 말도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입술이 붙잡힌 채 어쩔 줄 몰라 했다. 저항하려 했지만 엘은 그녀를 한동안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에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키스를 이어갔다.
김소연은 점점 힘이 빠지며 몸이 무르듯 녹아내렸다. 그를 밀어내려 했던 손은 어느새 그의 셔츠를 움켜쥐었다. 셔츠는 그렇게 구겨졌다.
엘의 등은 단단한 근육으로 가득했다. 얼굴이 빨개진 김소연은 그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이 두려웠다.
그는 조금 숨을 고르더니 그녀를 놓아주고는 허리를 감싼 채 말했다.
“자. 이제 제대로 설명해 봐.”
‘이 남자가 진짜... 자기가 나를 괴롭혔으면서 왜 나더러 설명하래?’
김소연은 그를 밀쳐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설명할 것 없어요. 다른 여자가 개인 전화를 대신 받는 것만 봐도 깨끗하지 않다는 건 알겠거든요. 우리가 계약 결혼이라 내가 당신의 사생활에 간섭하지는 않겠지만 당신이 그렇게 여자들을 함부로 대하면 나한테는 손도 대지 말아야 해요. 알겠어요?”
말이 끝나자 방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엘은 천천히 다가와 차가운 눈빛을 드리우며 말했다.
“내가 여자들을 함부로 대한다고?”
“아닌가요?”
김소연은 차라리 더 분명하게 말하기로 했다.
“8일 전에 내가 오후에 당신에게 전화했을 때 어떤 여자가 받았어요. 그 여자가 당신을 오빠라고 부르던데요.”
엘은 눈살을 찌푸리며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그녀 손에 쥐여줬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김소연은 그의 얼굴을 놀란 표정으로 바라봤다.
대체로 남자들이 뒤가 구리면 이렇게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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